[역경의 열매] 김광동 (19) 은퇴한 지 8년이 지난 어느날 청와대서 전화가..

우성규 2021. 4. 1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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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어느 토요일이었다.

은퇴한 지 8년이 지났는데 국가가 나를 다시 부르다니.

지금은 외교부 제도가 많이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최소한 공관장 2~3회를 지내고 64세에 은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내는 "그동안 당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기도해 왔어요"라며 기도 일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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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주홍콩 총영사 맡아달라 부탁
강제 퇴직의 아쉬움 등에 고민 끝 수용
목사님 만류로 대표직 사임 않고 떠나
김광동 대표가 주홍콩 총영사로 재임하던 2017년 홍콩 총영사관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2015년 2월 어느 토요일이었다. 아내가 전화를 받아보라고 건네주면서 “청와대”라고 했다. 받아 보니 중국과의 관계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서 주중국 공사와 주홍콩 총영사를 역임한 내가 다시 한번 국가를 위해 주홍콩 총영사를 맡아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이었다.

생각지 못한 제안이었다. 은퇴한 지 8년이 지났는데 국가가 나를 다시 부르다니. 엉겁결에 “네, 잘 알겠습니다”라고 답했지만, 자녀들은 냉큼 “아빠, 잘 알아보고 하세요. 보이스피싱인지 어떻게 알아요”라고 말했다. 지금은 외교부 제도가 많이 바뀌었지만, 당시에는 최소한 공관장 2~3회를 지내고 64세에 은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서 나는 58세 나이로 강제 퇴직을 당해 말 못 할 아쉬움이 늘 묵직하게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다.

더멋진세상 대표로서 하나님 일을 감당하고 있었던 터라 이 갑작스러운 제의가 더 고민이 됐다. 아내는 “그동안 당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 기도해 왔어요”라며 기도 일지를 보여줬다. 마음속 깊이 묻어 둔 섭섭함을 하나님이 아시고 다시 공관장으로 나갈 기회를 주신 것으로 생각했다.

홍콩은 중국 미국 베트남과 더불어 경제·통상 분야에서 4대 주요국이다. 금융 중심지이자 세계정세 관련 정보가 활발히 유통되는 곳이다. 이런 홍콩으로 다시 보내주신다니 새삼 하나님의 크신 사랑에 감격해 감사 기도를 드렸다.

더멋진세상의 회장이신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님께 관련된 일을 보고하고, 대표직을 사임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이 목사님은 이를 만류하며 대표직은 공석으로 둔 채 떠나도 상관없으며, 유능한 스태프들에게 일을 맡기고 중요한 일은 유선으로 처리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목사님 의견에 따르기로 하고 스태프들과 향후 업무 처리에 관해 의논한 뒤 보고 체계를 상황에 맞게 정비했다. 홍콩 총영사관 복도에는 역대 총영사들의 사진이 걸려 있는데, 나는 2001~2002년 제20대 주홍콩 총영사에 이어 2015~2017년 제26대 총영사로 두 개의 사진이 걸리게 됐다.

같은 기간 더멋진세상의 아시아 사역은 보다 강화됐다. 2016년엔 아시아교육봉사회(VESA)와 협력해 캄보디아 스렁 지역에 보건진료소를 세웠다. 아시아교육봉사회는 1999년부터 캄보디아에 선교사를 파송·후원해 온 이화선교사후원회가 모체가 돼 2004년 창립한 선교기관이다. 구한말 미국의 메리 스크랜턴 여사가 암울한 조선 땅에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인 이화학당을 세운 것에 감사한 이화여대 크리스천 교수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단체다.

최근 민주화 시위가 한창인 미얀마에선 2017년 소수민족인 그두족 마을에 보건소를 건축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제대로 된 진료를 받아보지 못한 그두족 주민들을 위해 더멋진세상 실행위원인 산부인과 의사 노정숙 선생님 등 의료진이 무료 진료 활동을 벌였다. 그두족 주민들이 하나님과 더 멋진 만남으로 나아가기를 기도하고 있다.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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