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만 기억하면 섭섭.. 올해 오스카엔 K애니도!
같은 부문에 오른 '혹시 내게..' 감독으로 참여한 노영란씨 등
한국계 애니메이터 작가들 활약

올해 아카데미에는 ‘미나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작인 ‘오페라’의 에릭 오(한국명 오수형·37) 감독도 오는 25일(현지 시각) 열리는 시상식을 손꼽아 기다리는 한 명이다. 8분짜리 이 단편은 인간 사회를 거대한 피라미드에 비유해서 갈등과 협력을 그린 작품.
미 캘리포니아에서 거주하는 그는 10일 화상 인터뷰에서 “후보작 발표 때는 작품을 함께 만든 동료들이 새벽 5시 30분부터 모두 일어나 초조하게 결과를 지켜봤다”면서 “후보작 선정 직후 100여 통의 축하 메시지가 쏟아지는 바람에 정작 부모님과도 통화를 못 했다”며 웃었다. 한국 최초의 인간형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한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그의 아버지다.

오 감독은 어릴 적부터 태권브이와 닌자 거북이, 알라딘 같은 캐릭터를 따라서 그렸던 만화광. 서울대 미대와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공부한 뒤 2010년 애니메이션 명가인 픽사에 입사하면서 그의 꿈은 현실이 됐다. 6년간 픽사에서 근무하면서 ‘카2’와 ‘인사이드 아웃’ ‘도리를 찾아서’ 등에 참여했다. 바다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도리를 찾아서’에서는 문어 ‘행크’를 그려서 ‘문어 아빠’로 불렸다. 그는 “캘리포니아 수족관·과학관에 서너 차례 찾아가 문어를 만져보면서 움직임과 특성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2016년 프리랜서로 독립한 뒤 2018년 프랑스 안시 페스티벌에서 TV 부문 최고상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가상현실(VR) 작품 ‘나무’를 선보이는 등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점도 그의 특징이다. 이번 후보작인 ‘오페라’도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전시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그는 “회화와 영화에 모두 걸쳐 있다는 점이야말로 애니메이션의 매력”이라며 “언젠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나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같은 부문의 또 다른 후보작인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의 마지막 자막에는 애니메이터 노영란(33)씨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온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12분짜리 이 단편에서 그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참여했다. 총기 사고로 사랑하는 딸을 잃은 뒤 부부가 겪는 정신적 고통을 그린 작품. 로스앤젤레스에서 사는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민감한 주제를 다뤘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절제하는 대신에 섬세하게 아픔을 드러내고자 했다”면서 “시사회에 참석한 희생자 가족들이 ‘고맙다’고 해줬을 때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 단편은 과감하게 배경과 사건을 압축 생략하고 대사 없이 일종의 ‘비언어극’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택했다. 노씨도 어릴 적부터 ‘짱구는 못 말려’와 텔레토비를 즐겨 그리며 애니메이터의 꿈을 키웠다. 계원예대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 예술학교(CalArts)에서 유학했다.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그는 또 다른 장편 애니메이션 ‘그루브 테일스(Groove Tails)’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한국의 젊은 애니메이터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K드라마·영화, K팝과 K웹툰에 이어서 ‘K애니메이션’의 시대도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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