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길 카트 감속안해 뒷좌석 골퍼 사지마비… 운전 캐디에 집행유예

커브 길에서 골프 카트 속도를 줄이지 않아 뒷좌석에 탄 골퍼가 추락 사고로 중상을 입게 한 캐디에게 항소심 법원이 금고형을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춘천지법 형사2부(재판장 진원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여·38)씨에게 금고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강원도 한 골프장 캐디로 일하던 A씨는 2019년 4월 21일 골퍼 4명과 함께 카트를 타고 다음 코스로 이동하던 중 오른쪽으로 굽은 내리막길을 시속 약 14km의 빠른 속도로 운행했다. A씨가 카트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않고 코너에 진입한 순간, 뒷좌석에 탄 골퍼 B(여·52)씨가 중심을 잃고 카트 밖으로 떨어졌다. B씨는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외상성 뇌내출혈에 의한 사지마비와 인지장애 등 중상해를 입었다.

1심 재판부는 승객 안전에 관한 업무상 주의 의무를 위반한 점, 피해자가 중상해를 입은 점 등을 인정해 A씨에게 금고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면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골프장 측이 체결한 보험 계약에 의해 피해자에 대한 피해 보상이 일부 이뤄졌고, 변호인과 함께 피해 회복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