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10시, 콜라텍 11시, 유흥주점 12시..오세훈표 방역 추진

김민정 기자 2021. 4. 11. 21: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형 거리두기 곧 발표
정부 기존 방역과 차별화
백신 접종률 낮아 부작용 우려도
정부는 수도권·부산 유흥영업금지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중구 임시선별검사소를 방문해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677명 늘어 누적 10만8천945명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 방침에 맞서 유흥주점 등에 자정까지 영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형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나섰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존 밤 9시, 10시 영업 중단 같은 정부 대책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11일 서울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0일 오전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 등에 ‘유흥시설·식당 등 형태별 분류 및 맞춤형 방역 수칙 의견 제출 요청’이라는 이메일을 보내 관련 의견을 취합했다. 지난 9일 오 시장이 코로나 종합대책회의를 통해 “일괄적 거리 두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가 방침을 정하는 대응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했다”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현행 정부 지침은 유흥시설을 유흥주점·단란주점·감성주점·홀덤펍(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주점)·콜라텍·헌팅포차 등 6개로 두고, 음식점은 ‘식당 및 카페’로 분류했다. 업종에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금지하고 있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 600명을 넘어선 지난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중구 임시선별검사소를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른 업주들 반발과 불만이 심해지자 서울시는 업종을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흥시설과 음식점이라도 업태에 따라 영업 제한 시간을 달리 하는 식이다. 유흥·단란·감성주점 및 헌팅포차는 오후 5시~밤 12시, 홀덤펌과 주점은 오후 4시~오후 11시, 콜라텍과 일반식당·카페는 기존처럼 오후 10시까지 영업하게 하는 등 특성을 고려하자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앞서 정부와 방역 ‘엇박자 논란'이 일자 “일단 시범사업 형태로 해서 어느 방법이 더 경제적 타격을 줄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지 실험을 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동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한 뒤 구체적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은 “자정까지 영업하게 해 주면 CCTV 녹화분 보관을 의무화하고, 종사자 진단검사를 꾸준히 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감염병예방법상 지자체장도 중앙정부와 동등한 조정 권한이 있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자체적인 방역 조치를 시행할 수는 있다. 지난 1월 대구와 경주는 정부 안보다 완화된 자체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가 형평성 등을 이유로 논란이 되자 번복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르면 12일 오전 서울시 코로나 관련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업종별 영업 시간 예시

이와 별도로 12일부터 정부 지침에 따라 수도권과 부산 지역 유흥시설 영업은 전면 금지된다. 정부가 다음 달 2일까지 감염 우려가 큰 시설에 대해 ‘핀셋 방역’을 강화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적용되는 서울·경기·인천(수도권)과 감염자가 많이 나온 부산 지역의 룸살롱, 클럽, 나이트, 단란주점, 헌팅포차, 감성주점, 콜라텍(무도장 포함), 홀덤펍 등은 운영이 중단된다. 기존엔 밤 10시까지 운영이 가능했지만 올 들어 수도권·경남권 중심으로 유흥시설에서 감염자가 속출하자 결국 영업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거리 두기 1.5단계인 그 밖 지역에선 운영 시간 제한이 없다.

12일부터는 모든 실내 공간에선 거리 두기 단계와 관계 없이 마스크를 상시 착용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10만원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실외에서도 2m 거리 유지가 어려운 곳은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써야 한다. 백화점·대형마트는 시식·시음·견본품 사용이 금지되며 이용객 휴식 공간도 사용할 수 없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는 다음 달 2일까지 계속 적용된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서울같이 유행이 심각한 지자체가 전체적인 방역 체계보다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부작용이 클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서울시에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제안이 들어오면 사회적 거리 두기의 전체적인 시설별·업종별 지침에 따라서 중앙사고수습본부와 같이 검토하고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난 10일 토요일 하루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는 614명으로,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휴일이었음에도 600명대 초반을 기록했다. 지난 6일부터 신규 확진자 수는 668명→700명→671명→677명을 기록해 10일까지 닷새 연속으로 600명 이상을 기록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