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베로 감독, 두산전 야수 투수 기용 논란에 "1 대 14 경기 뒤집어본 적 있나..내일 위해 투수 아꼈을 뿐"

대전 | 김은진 기자 2021. 4. 1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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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올해 한화는 KBO리그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선수단을 전면 개편하고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 한화는 창단 이후 첫 외국인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사진)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많은 변화를 내놓고 있다.

매우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와 선발 2명을 한꺼번에 붙이는 ‘탠덤 시스템’으로 개막하기도 전에 시선을 끈 한화가 이번에는 야수 2명을 투수로 기용했다.

한화는 지난 10일 대전 두산전에서 1-18로 대패했다. 선발 장시환이 3이닝 만에 물러난 뒤 김종수, 윤대경, 윤호솔이 등판해 8회말까지 치른 채 1-14로 승부가 기울자 9회초 3루수 강경학이 마운드에 깜짝 등판했다. 강경학이 3안타에 볼넷 2개로 4점을 주고 2사 1·2루가 되자 이번에는 외야수 정진호가 등판했다. 마지막 한 타자를 잡고 9회초를 마감했다.

필승계투조를 투입하기는 어려워진 경기, 한화는 투입할 투수가 마땅치 않자 ‘내일’을 위해 마지막 1이닝을 야수들에게 맡겼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KBO리그에서는 흔치 않은 데다 아웃카운트 1개 정도가 아닌 1이닝을 맡기려 야수를 등판시켰다가 4점을 더 내주게 된 상황은 시선을 끌었다.

수베로 감독은 11일 “나는 평범하다고 생각한 일들이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 그동안 지도자로서 경험한 것들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미 경기가 1-14로 기운 상황에 내일(11일) 경기를 반드시 이기기 위해 투수를 아끼고자 했다. 야수들에게 던질 수 있는지 물었는데 강경학이 던질 수 있다고 해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보수적인 시선도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보면 마지막 이닝을 포기한 성의 없는 운용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이날 경기를 중계한 한 방송 해설위원의 비판적인 발언은 한화의 기용만큼이나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그런 의견을 가진 사람은 혹시 1-14로 뒤진 경기를 뒤집어본 경험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다음날 에이스(카펜터)가 등판한다. 1승을 거둬 위닝시리즈로 만들기 위해 상식적으로 가능한 기용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다음에도 또 이렇게 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일단 이런 상황은 다시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의 말대로 KBO리그에서 13점 차를 9회에 뒤집고 이긴 팀은 없었다. 한 경기 최대 점수차 역전승도 SK가 2013년 5월8일 두산을 상대로 기록한 10점차다.

대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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