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100일 앞인데..여론은 "취소"
[경향신문]
도쿄 올림픽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올림픽에 대한 일본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10일 오사카부가 성화봉송 행사를 성화 주자의 가족 등 일부 관계자만 참석한 가운데 제한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오사카의 성화봉송 행사는 주요 도로가 아닌 만국박람회기념공원 한 곳에서만 열린다.
오사카는 당초 13일부터 이틀간 주요 도로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오사카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유행병 확산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오사카에서 성화 주자로 나설 예정인 전직 수영선수 시마즈 마리는 마이니치신문에 “도로를 달리고 싶었지만 감염자가 많으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나고야현 등도 코로나19 확산에 성화봉송 행사를 축소 진행했다.
성화봉송뿐 아니라 올림픽 개최 자체에 의문을 품는 여론도 여전히 높다. 교도통신이 지난달 20~21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계획대로 올림픽을 진행하자는 응답은 23.2%에 그쳤고, 취소(39.8%)나 재연기(33.8%)를 해야 한다는 응답은 73.6%에 달했다. 올림픽 연기를 결정했던 1년 전보다 여론이 오히려 악화됐다. 시각장애 수영선수로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서 배영 종목 금메달을 딴 아키야마 리나는 최근 도쿄 올림픽 성화 주자를 사퇴했다. 그는 “지금은 생명이 소중하지 않은가. 지금 개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도쿄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성화봉송 중 올림픽 취소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돌발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6일 아이치현 성화봉송 도중 한 남성이 ‘도쿄 올림픽 중지의 꿈을 한 번 더’라는 팻말을 펼쳤다가 제지당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에는 나가노 성화봉송 도중 시민단체가 급작스레 ‘올림픽 필요 없어’를 외치자 행사를 중계하던 NHK가 30초간 묵음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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