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와 첫 협주 앨범..오랜 꿈 이뤘죠"

오수현 2021. 4. 1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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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주년 기념음반 낸 피아니스트 이루마
200여 발표곡 중 8곡 추려
피아노·오케스트라 버전 편곡
"5년전 카네기홀 연주회로
첫번째 꿈 이룬뒤 음반 구상
또다른 꿈은 그림 그리는 것
LP음반 커버 직접 그릴래요"
[사진 제공 = 유니버설뮤직]
피아니스트 이루마(43)가 어느새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데뷔 첫해인 2001년 발표한 감미로운 피아노곡 'Maybe(메이비)'와 'River Flows in You(리버 플로스 인 유)'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이래 지난 20년간 부침 없이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발표한 곡이 200곡을 넘는다.

이루마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 'The Rewritten Memories(더 리리튼 메모리스)'가 지난달 말 발매됐다. 11장의 정규앨범과 여러 스페셜 앨범에 담긴 수많은 곡 중 딱 8곡을 추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음악으로 편곡해 담았다. 이루마의 첫 오케스트라 앨범이다. 어느덧 중견 피아니스트가 된 이루마를 지난 8일 만났다.

"음악을 만들고, 음반 녹음하고, 공연하다 보니 20년이 후딱 지났어요. 이렇게 빨리 세월이 흘렀다니 저도 깜짝 놀랐어요. 결혼 후에는 가정을 챙기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니 시간이 더 빨리 간 것 같아요."

이번 음반은 2016년 이루마의 생애 첫 뉴욕 카네기홀 연주회 직후 구상한 프로젝트다. 당시 카네기홀 연주회는 이루마 음악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카네기홀 메인홀 3000석 전석이 매진됐는데, 그중 80%가 한국인이 아닌 해외 팬들이었다. 티켓을 구하지 못한 현지 팬들이 취소표를 구하려고 공연장 앞에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데뷔 후 10년이 지난 즈음에 'River Flows in You'가 해외에서 사랑을 받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해외 무대에 설 수 있는 길이 열렸어요. 그리고 2016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연주회를 열 기회가 생겼어요. 카네기홀은 음악인들에겐 꿈의 무대잖아요. 저도 학교 다닐 때부터 동경했던 무대였고요. 공연을 끝내고 나니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릴 적 꿈을 이뤘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뭘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다음 목표로 삼은 게 오케스트라와 협연 음반을 내는 것이었어요. 이번 음반으로 5년 만에 또다시 꿈이 현실이 됐죠."

이루마는 수많은 자작곡 중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 8개를 추렸다. 기왕이면 10곡을 채워 음반을 낼 만도 한데, 오케스트라 편곡과 녹음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수록곡을 많이 담지 않았다.

"전문 오케스트라 편곡자에게 편곡을 일임할까 생각도 했는데, 그러면 제 20주년 기념음반의 의미가 퇴색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곡에도 제 색깔을 담아내야 하니깐요. 사실 피아노 독주곡은 멜로디를 각인시키기 위해 간결하게 곡을 쓰게 돼요. 또 반복을 자주 하게 되고요. 하지만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려면 드라마틱한 요소가 필요해요. 단순한 반복보단 기승전결의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갖출 필요가 있고요."

코로나19 상황 탓에 녹음 작업도 난항을 겪었다. 이번 음반에는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가 참여했는데 오케스트라 단원 전체가 다 모일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파트별로 따로 녹음을 했다.

"오케스트라와 피아노가 함께 연주해야 연주다운 맛이 나는데 아쉬운 부분이 정말 많아요. 현악, 금관, 목관악기들끼리 따로 녹음을 해서 들어보니 파트별로 음정이 미세하게 다르더라고요. 이런 부분을 세세하게 조정해서 하나로 합치는 작업을 해야 했어요."

카네기홀 연주와 첫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앨범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룬 이루마에게 또 다른 꿈이 있을까.

"그림을 그려보고 싶어요. 제가 영국에서 음악학교를 다닐 때 선생님께서 미술을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권유하실 정도로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그림이 음악을 위한 감성을 일깨워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번 20주년 앨범을 올 연말에 LP로 낼 예정인데, 앨범 커버를 제 그림으로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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