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접종' 30대 미만 64만명..대체 백신 없어 차질 예상

노도현·이창준 기자 2021. 4. 1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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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 유발 논란 AZ 백신 '접종 재개' 배경

[경향신문]

AZ 백신 ‘잠재적 이득·위험’ 비교 설명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접종 재개를 결정한 11일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이 AZ 백신 사용의 잠재적 이득과 위험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당국 “50~59세 접종 이익, 잠재적 위험보다 10배” 판단
20~29세 연령대에선 ‘혈전 인한 사망 위험’이 예방보다 더 커
2분기 일정 큰 변동 없지만 AZ 신뢰 흠집에 참여율 하락 우려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재개하되 30세 미만은 제외한다’는 정부 방침은 불확실한 백신 수급 속에서 연령별 접종 위험과 이득을 따진 결과다. 당장 2분기 접종에는 큰 변동이 없지만 11월 집단면역 달성까지는 AZ 백신 신뢰 확보와 다른 백신 조기 도입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1일 코로나19 예방접종 관련 혈액응고장애 자문단이 수행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30세 미만은 AZ 백신 접종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AZ 백신 개발국인 영국의 접근법과도 동일하다. 영국 백신접종 및 면역공동위원회는 위험과 이득 분석에 따라 기저질환이 없는 30세 미만에 다른 백신을 권고했다.

자문단 연구 결과를 보면 50세 이상 집단에서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잠재적 피해(희귀 혈전증)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하루 평균 1200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AZ 백신 예방효과가 3개월 지속한다고 가정했을 때 50~59세는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환자 54.3명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 희귀 혈전증으로 사망할 수 있는 인원은 5.1명이었다. 백신 접종이 10배 넘게 이익인 셈이다. 80세 이상에서는 822.4명 사망을 예방하는 대신 혈전으로 1.2명이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이 무려 690.3배 이익이다.

그러나 20~29세에서는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사망자 2.8명을 예방하지만 혈전증으로 4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30~39세에서는 6.9명의 코로나19 사망을 막을 수 있는 반면 혈전증으로 인한 사망은 4명으로 예측됐다. 희귀 혈전증 발생과 코로나19 중증 예방을 비교해봐도 30대부터 접종 이익이 피해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약품청이 AZ 백신의 부작용으로 인정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희귀 혈전증’ 사례는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았다고 추진단은 밝혔다. AZ 백신 접종 후 뇌정맥동혈전증 진단을 받은 20대 구급대원에게는 혈소판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선제적 감시와 안전을 이유로 AZ 백신과의 연관성은 인정됐다.

정부는 30대 미만에 화이자·얀센·노바백스·모더나 등 다른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하지만 화이자를 제외한 3개 백신은 초도물량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2분기 AZ 백신 접종 대상 중 30세 미만은 64만명에 달한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백신 공급계획이 추가 결정되면 접종 우선순위를 고려해 (어떤 백신을 누구에게 놓을지) 정하겠다”고 말했다.

AZ 백신 불신이 커지면서 접종 참여율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이재갑 한림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이득을 강조해야 할 시기가 된 것”이라며 “(백신 접종자의) 확진자 밀접접촉 시 자가격리 면제, 요양병원·시설 선제검사 면제 등 2차적 이득을 강조하고 접종률을 올릴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을 동원할 때”라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국 접종 필요성을 반복해서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며 “접종 과정에서 어떠한 혈전증 관련 이상반응이 생기는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도현·이창준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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