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동생 세무 상담하다 아예 창업"

이용익 2021. 4. 1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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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크리에이티브파트너스 대표
스타트업·인플루언서 상대
회계·세무·IR 서비스까지
"스타트업을 상대할 때는 기존 대기업에 회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비슷하게 해서는 부족하더군요. 스타트업 관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파악하고 도와야 합니다."

김용현 크리에이티브파트너스 대표(34·사진)는 대형 회계법인을 그만둔 뒤 스타트업이나 인플루언서, 병·의원 같은 소규모 업체를 위한 회계와 세무 서비스라는 길을 찾아냈다. 회계감사와 세무신고는 기본에 불과하다. 자금 마련을 원하는 스타트업을 위해 기업설명회(IR) 자료 제작을 돕고 각종 기금의 상품 선정에 벤처캐피털(VC) 심사역과 네트워크를 마련해주기까지 한다. 그러다 보니 회계사 1인당 맡을 수 있는 기업 수는 적지만 고객사 만족도는 높아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서울 종로의 공유 사무공간 빌딩에서 만난 김 대표는 "서울에 올라와 인생 역전을 하려는 마음으로 회계사가 됐는데 어쩌다 보니 스타트업을 위한 스타트업을 하게 됐다"며 웃었다. 보고서만 작성하던 회계법인을 떠나 스스로 개업하며 스타트업이나 인플루언서를 고객으로 잡아보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동생이었다.

"친동생(BJ 김우현)이 프로게이머 출신이어서 자연스럽게 그쪽 종사자들을 알았는데 선수 생활을 마친 뒤 게임 BJ로 활동하면서 얻은 수입을 어떻게 신고할지 고민이 많더군요. 질문받은 내용을 정리해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 이후 게임 외에도 많은 BJ에게 연락을 받았어요. 또 공유 사무공간을 이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스타트업도 알게 됐는데 다들 회계 쪽으로 도와줄 컨설팅 업체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더라고요. 결국 우연히 만난 인연이 새로운 길을 열어준 셈입니다."

2016년 혼자 2평(약 6.6㎡)짜리 사무실에서 시작한 일은 이제 회계사와 세무사 외에 개발팀과 디자이너까지 30~40명에 달하는 동료와 함께하게 됐다. 이사배 문복희 승우아빠 등 유명 크리에이터 150여 명과 100여 개 스타트업이 고객이 됐다. 세무신고부터 회계감사, 자금조달 자문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다 보니 일반적인 회계법인이나 세무법인 역할을 넘어 일종의 액셀러레이팅에 가까워졌다는 것이 김 대표 생각이다. 크리에이티브파트너스 역시 고객사 영향을 받아 기존의 보수적인 업계와 달리 직급을 없애고 서로 영어 이름으로 소통하는 식으로 변화를 받아들였다.

김 대표는 "큰 회계법인과 세무법인은 단가가 안 맞아서 스타트업이나 크리에이터에게는 별 관심이 없었고크리에이터 또한 큰 곳에 일을 맡기기에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비대면화가 가속화되는 추세에 맞춰 부동산과 비상장 주식 관련 소득세를 처리해주는 '양도박사'라는 솔루션도 새로 만들었다"며 "앞으로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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