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업데이트·배터리..현대차 구독경제 씽씽
주행보조·자율주행·원격주차
핵심소프트웨어 자동 업데이트
월구독료 내고 인기차종 이용
전기택시 대상 배터리 구독도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하반기부터 차량 주행보조(HDA) 기능을 수행하는 통합제어기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서비스를 본격 추진한다. 통합제어기는 주행보조, 나아가 자율주행을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로 차량 내 각종 센서 장비가 따로 담당하던 차량 주변 사물 인식 기능을 하나로 통합·관리하는 장치다.
차량은 운전자의 주행보조를 위해 전방 카메라와 레이더 등 다양한 센서에서 수집되는 정보를 스스로 처리한다. 현대차의 경우 2017년 1세대 통합제어기를 구축해 데이터를 중앙제어장치가 한꺼번에 처리하게 했고 올 하반기 새로 도입하는 2세대 통합제어기에서는 딥러닝 기반 영상 인식이나 원격 대리주차 기능도 지원한다.
주목할 것은 이 2세대 통합제어기부터 무선 업데이트(OTA·Over The Air) 기능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OTA는 운전자가 정비소에 들를 필요 없이 차량 내 소프트웨어를 자동으로 업데이트 받는 기술이다. 지금은 차량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 등 커넥티드카 서비스 관련 업데이트 정도만 OTA를 통해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주행보조와 자율주행 등 차량 제어를 위한 센서 장비 업데이트도 무선으로 받을 수 있다.
현재 이러한 주행 관련 소프트웨어를 차량 정비소를 거치지 않고 업데이트하거나 수리받는 건 자동차관리법상 불법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해 6월 정부에 통합제어기 OTA 적용을 위한 샌드박스(규제 유예)를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올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하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내년부터 주행보조를 넘어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을 필요 없는 실질적인 자율주행 기술(레벨3)을 본격 적용하기 때문에 이에 앞서 통합제어기 OTA는 더욱 중요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운 2세대 통합제어기를 무선으로 업데이트 받게 되면 운전자는 다양한 환경에서도 주차에 도움을 얻는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OTA는 운전자가 무료로 통합제어서비스를 업데이트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구독경제의 일환이다. 현대차는 친환경차 핵심인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에도 이러한 구독경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올해 안에 시범 실시될 전기차 배터리 리스(대여) 사업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물류 분야에선 현대글로비스, 배터리 분야에선 LG에너지솔루션, 택시 플랫폼 분야에선 KST모빌리티와 협약을 맺고 전기택시·트럭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택시 플랫폼 사업자가 전기차를 구매한 뒤 배터리 소유권을 리스 운영사인 현대글로비스에 팔면, 이후 택시 사업자는 전기차 보유 기간 중 월 단위로 배터리 리스비를 지급한다.
이렇게 되면 사업자는 사실상 배터리 가격을 뺀 상태로 싸게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 저렴하게 전기차를 사들인 후 배터리만 월간 구독하는 셈이다. 현대차는 코나EV 등 전기차를 KST모빌리티에 판매하고 배터리 보증과 교체용 배터리 판매를 담당할 예정이다.
'현대 셀렉션' '기아 플렉스' '제네시스 스펙트럼' 등의 차량 구독 서비스를 실시해 온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분야 등 전반으로 구독경제를 늘려감으로써 탄탄한 고객층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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