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초선이 쏘아올린 쇄신론..민주당 '당심-민심 논쟁' 점화

서영지 2021. 4. 1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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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보궐선거 참패 뒤 더불어민주당 20~30대 젊은 초선 의원들이 쓴 '반성문'을 신호탄으로 당 안팎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 및 여권 강성지지층은 지난 9일 '조국 사태'와 '추미애-윤석열 갈등' 와중에 민심을 오판해 패배했다는 초선 의원들의 입장문이 나간 뒤 당원 게시판에 반박 댓글을 달거나 해당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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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4·7 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4·7 보궐선거 참패 뒤 더불어민주당 20~30대 젊은 초선 의원들이 쓴 ‘반성문’을 신호탄으로 당 안팎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권리당원 및 여권 강성지지층은 지난 9일 ‘조국 사태’와 ‘추미애-윤석열 갈등’ 와중에 민심을 오판해 패배했다는 초선 의원들의 입장문이 나간 뒤 당원 게시판에 반박 댓글을 달거나 해당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2일 당내 49명에 이르는 재선들 역시 총회를 열어 보선 패배를 진단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당심-민심 논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전통적 지지층을 보듬으면서도 중원에 깃발을 꽂으려면 당심과 민심의 간극을 최대한 좁혀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이틀 전 ‘관행과 오만에 눈 감지 않고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는 입장문을 냈던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등 의원 5명은 11일 다시 ‘혁신의 주체로 서기 위한 2030 의원들의 첫번째 노력’이란 입장문을 내 “비난과 논란을 예상했음에도 반성문을 발표한 이유는 당내에 다양한 성찰과 비전 제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당내 다양성 확대를 위해 적극적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의 혁신은 ‘분열’이 아니라 ‘당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당내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책임을 더 크게 거론하며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행태는 당내 분열을 조장하는 구태다. 친문과 비문을 나눠 책임을 묻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또 자신들의 입장문을 놓고 ‘당청 갈등 및 친문-비문 균열의 시작’이라는 언론 보도를 의식해 ‘“더 나은 저널리즘을 꿈꾸는 젊은 언론인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낸 뒤 하루 만에 수천개의 문자폭탄과 비난의 댓글세례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 지지층의 압력과, ‘내분’으로 비치면 안 된다는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을 하면서 ‘친문 책임론’에 선을 긋고, 당원들의 ‘언론개혁’ 요구에 낮은 강도로 답한 것이다.

그러나 2030 초선들의 ‘수위 조절’에도 불구하고 ‘민심과 당심의 괴리’는 더 큰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의 핵심 세력은 정책에 대한 여론이 어떠하든 180석을 주신 민의를 받들어 돌파해야 하고, 인물에 대한 시중의 평가가 어떠하든 지켜내야 한다는 사명감에 충만하였던 것 아닌가”라며 “핵심 세력의 이런 태도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극소수 여당 의원들에 대해 우리 당의 강성 지지층은 강한 압력을 가하기 일쑤였음에도 아무도 만류하지 않고 오히려 ‘당의 에너지원’이라는 등 미사여구로 두둔했다”고 일갈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문자를 보내고 비난을 하는 당원들과 지지자들도 오직 바라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 당의 혁신과 정권재창출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도 민주당 내부의 다양한 의견표출과 민주적 의견수렴은 꼭 필요한 에너지 응축과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당 내부의 합리적 비판이야말로 더 큰 패배와 문제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역동성”이라며 향후 재선, 3선, 중진 의원들도 의견을 모아나가자고 제안했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하려면 중도·청년 세대들의 입장에 공감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최선을 다해 당심을 민심과 일치시키도록 견인하는 각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어느 후보가 경선을 통과하더라도 본선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 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혼란 속에선 ‘스피커’가 큰 쪽으로 힘이 쏠리기 마련이다. 무력감에 의원들이 입을 닫으면 또다시 대선 패배의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다음달 2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함께 선출하기로 의결했다. 지도부 총사퇴로 궐위 상태인 최고위원을 중앙위원회에서 뽑기로 한 방침을 변경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5·2 전당대회에서 선거 패배를 수습할 지도부를 일괄 선출하게 된다.

서영지 노지원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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