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논단] 사라진 대통령..남은 1년 '정책 정상화' 필요하다

여론독자부 2021. 4. 11. 17: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실업률 해마다 오르고 성장률은 뚝
빚더미 속 경기는 침체·집값만 급등
탈원전 폐기로 에너지정책 바로잡고
고용 늘릴 유인책으로 '결자해지'를
양준모 연세대 교수
[서울경제]

4·7 재보궐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라졌다. 선거 때마다 늘 등장하는 후보와 현직 대통령의 사진도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은 사라졌어도 방송과 선거관리위원회의 태도는 대통령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야당 후보들의 정권 심판론은 민심의 선택을 받았다. 이번 선거는 정권과의 싸움이었고 선거 결과로 반(反) 문재인 정서가 분명해졌다. 헌법 제 1조 2항의 규정에 따라 문 정부는 자신들의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일자리 정부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집권 이후 실업률이 내려간 적은 없다. 실업률은 지난 2016년 3.7%에서 2018년과 2019년 3.8%로, 지난해에는 다시 4.0%로 상승했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주 52시간제로 근로 시간을 감축하겠다는 정책은 일거리 자체를 줄였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36시간도 일하지 못하는 취업자의 비중은 2016년 18.6%에서 2018년 20.9%, 2019년 21.4%, 2020년 25.2%로 늘었다.

정부는 매년 상습적으로 추경을 했다. 경제는 침체했고 재정 지출의 효율성은 현저히 떨어졌다. 재정 지출 증액의 순효과는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할 정도다. 타당성 조사도 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다 생긴 일이다.

성장률은 4년 내내 떨어졌고 가계도, 기업도, 정부도 빚만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및 비금융 기업의 신용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11.2%로 급증했다. 명목 GDP 대비 국가 채무의 비율도 2020년 4차 추경 기준으로 43.9%까지 높아졌다. 가계와 기업, 그리고 정부의 명목 GDP 대비 신용의 비중이 2010년 재정 위기를 경험했던 이탈리아·그리스·포르투갈 등의 수준으로 상승했다.

빚더미 속에서 경기는 침체하고 집값만 올랐다. 2017년 5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 가격 지수는 75.0% 상승했다. 세종 지역은 같은 기간 90.4%나 급등했다. “너무 올라버린 집값으로 내 집 마련은 꿈이 됐다”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할 정도다.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지만 권력자들의 뱃속은 욕심으로 가득 찼고 실패의 부담은 국민에게 전가됐다. 정부는 집값 상승 비율보다 세금을 더 많이 올렸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원칙도 없이 영업을 제한하면서도 호통만 친다. 과태료를 부과하고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협박도 한다. 무증상 감염 전파가 문제라면서 검사를 종용한다. 지난해 1월 중국에서 온 여행자를 환영했던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정부는 백신을 제대로 구해오지도 않았다. 치료제를 만든 것도 아니다. K방역의 실체는 정부의 실패와 국민의 인내로 구성됐다. 정부가 없앤 것은 코로나19가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행복이었다.

일자리는 없고, 장바구니 물가는 오르는데 세금까지 올랐다. 소득 주도 성장, 포용 정책, 공정 경제라는 구호는 고위공직자들의 투기와 내부 정보를 이용한 탈법·범법 행위로 무색해졌다. 거짓말과 위선은 감출수록 드러나는 법이다. 한 배를 탄 지지 진영만 믿고 국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아직 1년이나 남았다.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은 에너지 전환 정책의 정상화다. 탈원전 정책은 폐기해야 한다. 탈원전 정책은 환경에도, 경제에도 악영향을 준다. 유가가 올라 전기 요금이 상승하고 물가와 금리가 덩달아 춤춘다면 4년 동안 쌓아 놓은 빚더미가 무너진다.

노동 정책을 정상화해서 경기가 살아나면 고용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자영업자들은 인력을 줄이고 생존 영업을 해 왔다. 경기가 조금 나아진다고 당장 인력을 더 채용할 수 없다. 고용을 늘리도록 유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규제는 합리화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책은 폐기해야 한다.

지난 4년간 역사 속에서 실패한 정책과 어리석은 이데올로기에 매몰된 정책이 대한민국을 해체했다. 이제라도 정책의 정상화를 기대한다.

/여론독자부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