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출장' 떠난 정 총리, 이란서 '퇴임 선물' 가져올까

신은별 2021. 4. 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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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이란으로 향했다.

정 총리가 국내에 묶인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70억 달러(약 7조8,400억 원) 반환 문제를 타결하는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이지만,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와 연관된 문제라 한국이 독자적으로 푸는 데는 한계가 있다.

특히 정 총리가 본인의 정치사를 담은 수필집 출간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대권주자로서의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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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3일 이란 방문 뒤 사의 표명 예상
"한-이란 미래지향적 발전 위한 방문"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이란으로 향하는 대통령전용기(공군1호기)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정 총리 페이스북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일 이란으로 향했다. 대권 도전을 위해 조만간 총리직을 내려놓을 것을 고려하면, 총리로선 '마지막 출장'이다. 한국 선박의 이란 억류 문제가 고비를 맞은 시점에 정 총리를 이란으로 보내는 건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선물이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대통령전용기(공군1호기)를 타고 이란 테헤란으로 출국했다. 정 총리에게 이번 출장은 각별하다.

일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월 취임 후 단 한차례도 자리를 비우지 못했기에, '총리 외교'를 선보일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다. 차기 대선 출마 시점이 코앞인 만큼, 총리로서의 존재감과 성과를 부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만족할 만한' 결과물 들고 귀국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올해 1월 나포돼 3개월간 억류 상태인 한국케미호와 선장의 석방 문제를 정 총리가 현지에서 해결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그런데 이란이 지난 9일 선장을 전격 석방하며 다소 김이 빠졌다. 정 총리가 국내에 묶인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70억 달러(약 7조8,400억 원) 반환 문제를 타결하는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이지만,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와 연관된 문제라 한국이 독자적으로 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 총리는 에스학 자한기리 이란 제1부통령과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의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13일 귀국하는 정 총리는 19~21일 열리는 국회 대정부질문까지 소화한 다음 사퇴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 총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임명되기 전에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정 총리는 이란 출장길에 오르며 페이스북에 "'나의 옳음'으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낡은 이념 투쟁은 이제 끝내야 한다. 갈등과 분열에서 벗어나 대화와 화합의 정치로 혁신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계기로 쓴 글이지만, 대권 도전을 앞둔 시점이라 의미심장하게 읽혔다.

특히 정 총리가 본인의 정치사를 담은 수필집 출간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대권주자로서의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6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을 거치며 느꼈던 바를 틈틈이 정리한 것으로 안다"며 "퇴임 이후 출판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를 약 20년 보좌한 고병국 서울시의원은 정 총리의 정치 일대기를 다룬 '법 만드는 청소부'를 최근 냈다. 책이 줄줄이 나오는 것 자체가 정 총리의 본격 대권 행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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