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회복한 단색화, 시장 견인.. 재테크 수단화 우려 목소리 [S스토리]
미술품 경매장 치열한 경합
김창열 '물방울' 나오자 응찰 잇따라
1200만원서 시작해 8200만원 낙찰
박서보作 1억500만원 신기록 세워
갤러리측 "10년 전 호황 다시 보는 듯"
청년층 컬렉터 '큰손' 부상
취향 뽐내는 투자 수단으로 큰 인기
온라인 경매·아트페어서 거래 급증
전문가 "시각의 폭 너무 협소 염려
미술사 공부가 뒷받침돼야" 조언도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된 미술품 경매 현장. 김현희 경매사가 첫번째 작품 박서보 화백의 2012년 작 묘법 No.120319를 대형 화면에 띄웠다. 시작가의 두 배가 되는 게 순식간이었다. 응찰은 멈추지 않았다. “다음 6100만원입니다. 6400, 6400, 6400만원 84번 고객님께 낙찰입니다!” 이 작품은 시작가보다 3800만원 높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진풍경은 엿새 전 또 다른 메이저 경매사인 케이옥션 경매 때도 연출됐다. 김창열 화백의 소형 물방울 작품에 응찰 경쟁이 붙었다. 수십번 호가가 올라간 끝에 1200만원에서 시작한 경매가 8200만원에서 끝났다. 현장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캔버스 1호 크기인 해당 작품은 A4용지보다 작은 크기의 소품으로 물방울이 단 1개 그려져 있는 작품이다.
◆미술시장 심상찮다
김창열 화백 작품은 8점이나 출품됐고 전부 낙찰됐다. 그 가운데 1993년도에 그린 ‘물방울’은 4000만원에 시작해 치열한 경합 끝에 89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날 경매에 참여한 한 갤러리 대표는 “10년 전 미술시장 호황을 다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술계에서는 넘쳐나는 유동성과 재테크 열풍, 밀레니얼 세대의 시장 신규 유입으로 미술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게 중평이다. 서울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한 미술계 관계자는 “예전엔 50대, 60대가 주로 작품을 사러 왔는데 2017년쯤부터 30대, 40대 고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밀레니얼 세대 컬렉터가 확연하게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미술시장에는 앞으로 ‘호재’가 더 많을 거란 얘기가 나온다. 시장을 이끄는 1970년대 단색화 작품의 주역인 원로작가들이 국제적으로 더 조명될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팬데믹을 통과하며 예상되는 보복 소비, 밀레니얼 신규 컬렉터 유입으로 대변되는 미술시장 저변 확대 등이 그 이유다.
다만 빠른 속도로 시장이 달궈지는 데 대해 미술계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별세 직후 가격이 치솟은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작품들처럼, 분위기에 휩쓸려 자칫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작품을 매입하거나, 작품을 재테크 수단으로만 보는 세태에 대한 걱정이다.
수십년 컬렉터이자 아트딜러이기도 한 미술계 관계자는 “작품을 살 때는 10년간 나와 함께 살게 될 물건이라는 생각을 하고 사야 한다. 오랜 기간 그림 덕에 행복감을 느끼고 미적 가치를 느껴야지 투자 수단으로만 봤을 때는 이후 소장 기간에 관리가 힘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화랑협회장을 지낸 최웅철 웅 갤러리 대표는 “젊은 컬렉터들의 성향을 보면 일본식 만화나 게임 캐릭터 식의 화풍만 찾는 경우도 있어 시각의 폭이 너무 좁은 것 아닌지 우려될 때가 있다”며 “미술사 공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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