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친박'에 빗댄 조응천 "아직도 기득권과 무오류 태도 못 버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2021. 4. 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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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 선출 방식 흔드는 친문에 비판
비대위, 중앙위 통한 지도부 선출 결정했지만
홍영표·박주민·이재정 등 "전대로 뽑아야"
조응천 "'선명성 경쟁' 아닌 혁신·반성해야"
2016 총선 패배한 새누리당, 현 여당과 비교
"2022 대선 승패 갈림길이 우리 눈 앞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서울경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 친문 세력을 친박 세력에 빗대며 “만약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내홍이 격화되며 서로를 비난만 할 경우 그대로 앉아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11일 비판했다.

조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민들께서는 아무 관심 없어 하시는 지도부 선출방식 같은 것에는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이번 원내대표 경선과 당 대표 경선이야 말로 ‘선명성 경쟁’의 장이 아닌 ‘혁신과 반성’의 장이 되는 데에만 집중하는 우리 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친문으로 분류되는 홍영표, 이재정 박주민 의원 등은 당 차기 최고위원을 ‘당 중앙위원회’가 아닌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 10일 SNS를 통해 “최고위원을 중앙위에서 선출하지 말고 전당대회에서 선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현재 관련한 논의가 중앙위 선출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이 규정(최고위원 궐위 시 2개월 내 당 중앙위가 선출할 수 있다)은 전체 최고위원 중 일부가 궐위된 때를 전제로 투입자원 대비 효용을 고려하여 예외적 선택을 허락한 것으로 이번과 같은 쇄신 지도부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에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의원도 11일 “현 당헌·당규상 최고위원 궐위 시 중앙위원회가 (최고지도부를) 선출하게 돼 있다“며 ”그러나 이는 지금과 같은 집단 궐위 상황이 아니라 한두 명의 궐위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의견을 보탰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친문 의원들이 이같이 주장하는 배경에는 ‘당원’의 선택에 비중을 둬야 하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지난 8일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헌 규정을 들어 지도부 총사퇴로 궐위상태가 된 당 최고위원을 당 중앙위원회를 통해 선출하겠다고 의결했다. 당 중앙위원회는 당 지도부·소속 의원·전국위원회 위원장·각 시도당위원장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 등으로 구성된다. 반면 전당대회를 통한 최고위원 선출에는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투표 10%, 일반당원 투표 5%가 반영된다. 비대위가 당 중앙위를 통해 최고위원을 선출하겠다고 의결했음에도 ‘전당대회’ 카드를 꺼내는 것은 ‘당원 표심잡기’로 해석된다.

조 의원은 “지도부 선출방식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모습들을 보면 아직 많이 멀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조 의원은 이번 4·7 재보궐 선거 참패 원인을 ‘당 핵심 지지층’의 압박에 침묵하거나 이를 두둔한 의원들의 태도에서 찾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그는 검찰개혁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탈원전, 부동산 정책 등을 언급하며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당의 핵심 세력은 정책에 대한 여론이 어떠하던 180석을 주신 민의를 받들어 돌파해야 하고, 인물에 대한 시중의 평가가 어떠하던 지켜내야 한다는 사명감에 충만하였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핵심 세력의 이런 태도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극소수 여당 의원들에 대해 우리 당의 강성 지지층은 강한 압력을 가하기 일쑤였음에도 아무도 만류하지 않고 오히려 ‘당의 에너지원’이라는 등 미사여구로 두둔하였던데 대해, ‘국민의 힘’이 아직 미심쩍어 보이지만 진절머리 나는 ‘민주당’을 혼내주기 위해서는 눈 질끈 감고 2번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7년 8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인근에서 열린 8차 태극기집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티셔츠가 판매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면서 친문 세력을 친박 세력에 빗대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18대 대선 승리이후 급격히 보수화한 새누리당은 ‘유승민 파동’, ‘국정교과서 파동’, ‘친박 공천파동’ 등이 겹치면서 2016년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우리 민주당에게 내주는 참패를 당했으면 핵심세력인 친박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어야 했는데 책임을 지기는커녕 ‘박근혜의 복심’이라고 하는 이정현을 내세워 전당대회에서 당을 장악했다”며 “마땅히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보수 정당의 흑역사”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언론이 문제다’ ‘분열하면 죽는다’ ‘똘똘 뭉쳐야 산다’ ‘왜 청와대 책임을 이이기하나’, 2006년과 2016년 당시 여당 핵심부와 강성 지지층이 하던 이야기들”이라며 “2021년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라고 물었다. 이어 “2022년 대선 승리와 패배의 갈림길이 바로 지금 우리 눈앞에 있다”고 경고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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