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절 앞둔 北,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나설까

박병진 2021. 4. 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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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태양절인 15일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청문회 개최
38노스 "北, 신형 SLBM 공개하기 위한 준비 작업 가능성"
(왼쪽부터) 북한이 2016년 8월 시험발사한 SLBM ‘북극성-1형’과 2017년 2월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해 발사한 ‘북극성-2형’, 맨 오른쪽은 2019년 10월 공개한 ‘북극성-3형‘이다. 북극성 1형과 2형은 탄두부가 뾰족한 모양이지만 3형은 둥글다.
북한이 김일성 북한 주석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을 전후로 잠수함을 동원한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흘러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가 태양절에 맞춰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청문회를 개최해 인권 문제와 대북전단에 반발해온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그 배경이다.

군 소식통은 11일 “군 당국은 북한이 태양절을 앞두고 지난달 25일 북한판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 발사에 이은 신형 잠수함 공개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동향을 정밀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신형 SLBM 시험발사나 신형 잠수함 진수를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로미오급(1800t급) 잠수함을 개조해 건조한 3000t급 신형 잠수함은 전폭 7m, 전장 80m 안팎으로 SLBM 3발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를 찾아 SLBM ‘북극성 1형’의 잠수함 탑재 작업을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잠수함은 신포조선소에 있는 길이 190여m, 폭 36m의 대형 건물 안에서 건조됐다. 앞서 2019년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선소 시찰 장면이 공개되면서 잠수함 건조 사실이 드러났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전략적인 승수 효과를 노리고 진수식 공개와 함께 신형 SLBM 시험발사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잠수함 기지에 미사일 발사통이 등장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이날 신포조선소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그간 북한이 플로팅독(선박을 물 위에 띄워놓은 채 건조하는 시설)과 미사일 시험발사용 바지선을 잠수함 진수용 부두 옆으로 옮겨놓은 목적이 불분명했었는데 신형 SLBM을 공개하기 위한 준비작업이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전날 오후 신포조선소 안 바지선 근처에서 기중기가 달린 트럭이 미사일 ‘발사통’(캐니스터)을 옮기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공개한 위성사진 3장에는 그동안 조선소 정박장 내에 있었던 바지선이 다른 선박에 예인돼 제조창 옆 부유식 드라이독에 접안한 모습이 잡혔다. 드라이독은 선박의 건조와 수리를 위해 해수 급·배수 장치 등을 설치해 놓은 시설이다. 당시 38노스는 “북한이 이번에 바지선을 제조창 쪽으로 옮긴 목적은 불명확하다”면서도 “바지선이 정박장 밖으로 나온 건 2014년 이후 ‘북극성-1형’(KN-11) SLBM 시험발사 때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신형 SLBM ‘북극성-4형’. 기존 SLBM보다 규모가 커지고 동체는 경량화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작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과 지난 1월 8차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 때 각각 ‘북극성-4ㅅ(시옷)’과 ‘북극성-5ㅅ’으로 표기된 신형 SLBM 추정 미사일을 공개했다. 국가정보원은 작년 11월 북한이 SLBM을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 두 척을 건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따라 북한은 최근 건조 작업을 마친 3000t급 외에 4000∼5000t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중대형 잠수함 1척도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는 태양절인 15일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청문회를 개최한다.

이번 청문회 주제는 ‘한국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 한반도 인권에 대한 시사점’(Civil and Political Rights in the Republic of Korea: Implications for Human Rights on the Peninsula)이다. 지난달 말 시행된 국내의 대북전단금지법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대북전단금지법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위협에 따라 마련된 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대북전단금지법에 반대하는 경고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낼 경우 북한 역시 불쾌감을 표출할 수 밖에 없다. 북한이 만약 SLBM 시험발사에 나설 경우 표면적 긴장국면을 유지 중인 북·미 간 대결구도는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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