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공연에 아쉬움 남겼다가 다시 돌아온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박성준 2021. 4.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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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아명을 지어 조씨고아라 하겠소. 아이가 장성하여 어른이 되면 반드시, 반드시 부모의 원수를 갚으라고 일러주시오."

국립극단은 5월 9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립극단 대표 레퍼토리인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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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설문조사서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1위
고대 중국 진나라의 문관 조순은 대대로 높은 공을 세운 권세가문 주인이며 그의 아들 조삭은 공주과 결혼한 선왕의 사위다. 조삭과 공주는 첫 아이를 임신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이하 국립극단 제공
장군 도안고는 조정에서 신뢰받는 문관 조순에게 질투를 느껴 영공으로 하여금 조순 가문을 멸족하는 명을 내리도록 맹견을 훈련시켜 계책을 꾸민다. 
조씨가문 300인이 멸족당하고 남편 조삭 마저 도완고 간계로 자결하자 공주는 갓 태어난 아들 조씨고아를 시골의원 정영에게 단단히 부탁하고는 자결한다.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아명을 지어 조씨고아라 하겠소. 아이가 장성하여 어른이 되면 반드시, 반드시 부모의 원수를 갚으라고 일러주시오.”
정영은 조씨 가문의 문객으로 조삭·공주 부부와 비슷한 시기에 늦둥이 아들을 얻었다. 아들을 얻은 기쁨도 잠시, 정영은 공주의 절절한 부탁을 외면할 수 없어 결국 자기 자식과 조씨고아를 뒤바꿔 고아를 살려낼 방책을 세운다. 아들을 집에서 숨겨 나가려는 때 아내가 등짐 속에서 나는 아기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끝내 조씨고아를 대신해 도완고에게 참혹하게 죽임을 당한 자신의 아이를 안고 정영이 절규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희생으로 조씨고아를 살려낸 정영은 아이의 정체를 숨긴 채 정발이라 이름 짓고 자신의 아들로 키운다. 정발이 장성하자 정영은 20년 전 조씨 집안에 불어닥친 비극에 대해 소상히 들려준다
이십년에 걸친 복수가 끝난 후 정영은 허망함에 주저앉는다. 연출 고선웅은 중국 원나라 때 희극을 생생한 개성의 등장인물로 꽉찬 속도감 있는 드라마로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의리’와 ‘복수’, ‘대의’를 위한 ‘희생’ 등 우리 사회가 높이 평가하는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것을 관객에게 요구한다.
국립극단은 5월 9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립극단 대표 레퍼토리인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선보인다. 2015년 처음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중국 원나라의 작가 기군상이 쓴 고전 희곡을 연출가 고선웅이 직접 각색, 연출한 작품이다. 초연 직후 동아연극상을 비롯하여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올해의 공연 베스트7 등 연극계의 각종 상을 휩쓸었으며, 높은 완성도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2019년 국립극단이 실시한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설문에서 압도적 표차로 1위를 차지하여 2020년, 국립극단 70주년 기념 라인업으로 전격 편성되었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단 일주일 동안만 공연되는 아쉬움을 남겼다가 이번에 다시 관객을 만나게 됐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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