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쟁탈전]⑤"이직 욕구 뿜뿜"..강남-판교 지하철 도배한 '채용광고'

김근욱 기자 2021. 4. 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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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역 4번 출구.

테크노밸리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김진표(32·남·가명)씨는 지하철역을 도배한 '채용 광고'를 보며 이같이 말했다.

IT·게임업계가 밀집된 '판교역'과 '강남역'은 채용 광고가 지하철역을 도배한 수준이다.

판교역 채용 광고는 강남보다 한층 진화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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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길 몰라도 광고 따라가면 판교 테크노밸리"
'1억' '휴가' '재택' 내걸고 개발자 이직 욕구 자극
경기 판교역 지하철 벽면에 걸린 게임사 '데브시스터즈'의 대규모 채용 광고. 2021.04.08 © 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사실 출근할 때마다 이직 욕구가 뿜뿜(?)납니다"

판교역 4번 출구. 테크노밸리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김진표(32·남·가명)씨는 지하철역을 도배한 '채용 광고'를 보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최근 지하철 역 안에 개발자 채용 광고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며 "입사 기념으로 1억을 주고 휴가도 보내준다고 하니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고 피식 웃어보였다.

취업준비생 커뮤니티나 기업 홈페이지 등 온라인에서 볼 수 있었던 기업의 채용 공고가 현실에서 등장하고 있다. IT 업계를 중심으로 '개발자 모시기 전쟁'이 벌어지면서다. IT·게임업계가 밀집된 '판교역'과 '강남역'은 채용 광고가 지하철역을 도배한 수준이다.

서울 강남역에 걸린 '네이버'와 '화해'의 개발자 채용 광고. 2021.04.08 © 뉴스1

◇ 지하철 광고 도배한 개발자 뽑기

지난 8일 오후 강남역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네이버의 채용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새파란 색상만큼 문구도 강렬했다. "당신의 커리어에서 성장 커브를 만들 타이밍. 지금 네이버에서"

네이버는 지난달 29일, 900여명 규모의 대규모 개발자 채용 소식을 알리며 매월 1~10일 경력자를 뽑는 '월간 영입' 프로그램을 신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계단을 내려가니 스크린도어에는 모바일 뷰티앱 '화해'의 개발자 채용 광고가 붙어있었다. 광고 속에는 "화해에서 개발자 동료를 찾습니다"는 문구를 든 9명의 직원이 환한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뷰티 플랫폼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도 지난 2월, '연내 개발조직 2배 확장'을 선언하며 개발직 전 부분에 걸친 두 자릿수 공채 소식을 알렸다.

지하철 광고 전문업체 관계자는 "강남 곳곳에 IT 기업이 많기도 하고, 판교로 향하는 신분당선의 시작점이라 채용 광고 문의가 많다"면서도 "강남은 워낙 광고 경쟁이 치열해 자리를 못 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게시판 형태와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강남역 스크린도어 월광고료는 평균 600만원, 디지털포스터(전광판)는 400만원 수준이었다.

판교역 지하철 기둥을 둘러 싼 ''직방'의 개발자 채용 광고 2021.04.08 © 뉴스1

◇ 광고 따라가면 판교 테크노밸리

판교역 채용 광고는 강남보다 한층 진화된 모습이었다. 단순 채용 소식을 알리는 행위를 넘어 각종 직원 복지까지 홍보하고 있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은 판교역의 기둥을 차지했다. 한쪽 면은 '직방 개발자 대규모 채용' 문구로 가득 채웠다. 반대쪽은 #최대1억사이닝(인센티브) #업계최고대우 #사무실없음 #집으로입사 #원격근무지원금 등의 혜택을 나열했다.

게임빌·컴투스는 판교역의 벽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지금 원클릭'이라는 문구로 대규모 경력채용 소식을 알리면서도 #입사 첫주 일주일 Refresh 휴가 지급 #포괄임금폐지, 최고의 연봉대우 #게임업계 아니어도 지원가능 등의 강점을 나열했다.

판교역의 스크린도어를 차지한 모바일 게임사 '베이글코드'는 채용 소식을 알리며 "1년째 재택중! 혹시 출근시 택시비 지원"이라 짧고 굵게 적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지하철에서 내려면 스크린도어, 벽면, 에스컬레이터까지 광고가 없는 곳이 없다"며 "판교 테크노밸리가 몇번 출구에 있는지 몰라도, 광고만 따라가면 된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판교역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적힌 '베이글코드'의 채용 광고. 2021.04.08 © 뉴스1

◇ 대규모 채용에 걸맞게 광고도 맞춤 확장

네이버를 시작으로 넥슨, 크래프톤 등 굵직한 기업들이 대규모 채용을 예고함에 따라 IT업계의 '채용 광고' 열풍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대규모 공채 소식과 함께 각 지하철역에 광고를 배치했다. 신입 채용 광고는 대학 캠퍼스가 밀집한 건대입구역·신촌역·홍대입구역에, 경력 채용 광고는 강남역·삼성역·잠실역·사당역에 게시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경력 채용 광고는 종종 했었지만, 신입 채용을 광고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며 "대규모 채용이 진행되는 만큼 광고 채널을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판교역 광고 기둥을 연간 단위로 빌려 사용중이다"며 "대규모 경력 공채를 시작한 날부터 '공채 광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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