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쟁탈전]④"다음 세상엔 개발자로 태어나자"..문과생도 코딩 열풍

김근욱 기자 2021. 4. 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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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대구에 사는 박정훈(27·남)씨는 이달 초 서울에서 스터디 모임을 구한 후 '코딩'에 매진하고 있다.

김씨는 "진로 고민이 많았는데, 개발자가 되면 적어도 '실업자'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직업에 비해 연봉도 높은 편이라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스타트업에서 앱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박모씨(31)는 "전공자가 코딩을 잘하고, 비전공자라고 코딩을 못하는 건 없다"며 "영상 전공이 아니라도 유튜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코딩도 독학이 가능한 영역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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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非전공자 채용 환영에 '문과생' 코딩 열풍
개발 인력 처우 천차만별.."개발자=억대연봉 인식 위험, 환상은 금물"
개발 인재 육성 기관 내부 사진 (자료사진) 2020.9.16/뉴스1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경북 대구에 사는 박정훈(27·남)씨는 이달 초 서울에서 스터디 모임을 구한 후 '코딩'에 매진하고 있다. '싸피'(SSAFY)라 불리는 삼성 개발자 육성프로그램에 합격하기 위해서다. 경영학과를 나온 박씨가 'IT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는 바로 '돈'이다. 박씨는 "문과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중에선 큰 돈을 벌수 있는 게 없다"며 "연봉 1억 꿈을 위해 개발자의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김지현(25·여)씨도 최근 국비지원이 가능한 모 컴퓨터 학원에 등록해 코딩 공부에 뛰어들었다. IT업계에서 '개발자 모시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진로 고민이 많았는데, 개발자가 되면 적어도 '실업자'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직업에 비해 연봉도 높은 편이라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IT업계를 중심으로 '개발자 모시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문과생들이 개발자가 되기 위한 '코딩 공부'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는 '非전공자' '非업계출신'의 지원을 독려하고 있지만 실제 취업준비생들이 꿈꾸는 억대 연봉은 '환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일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신입 개발자 공개채용 시작을 알리며 역대 최대 규모인 '900여명의 개발자'를 뽑을 계획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비전공자 육성'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들며 별도의 개발자 육성 채용 트랙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게임빌·컴투스도 역대 최대 규모인 세 자릿수 경력사원 충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게임업계 관련 경력'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게 했다. 업계 출신을 선호했던 기존 채용방식에서 벗어나 게임업계 외 지원자들도 적극적으로 채용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IT업계가 직접 나서 비전공자의 지원을 독려하자 각종 자격증, 공무원 시험을 하던 문과생들도 '개발자'가 되기 위해 코딩 공부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실제 HR 전문기업 멀티캠퍼스의 IT 교육 수강생 비전공자 비율은 2019년 34%, 2020년 37%, 2021년 42%로 매년 증가하고 있었다. 올해 2월부터 IT업계가 보여준 '연봉 인상 릴레이'와 '대규모 공개채용' 행렬로 인해 이같은 비전공자의 IT 개발자 도전은 한층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의 비전공자 채용 조건은 '전공자' 만큼의 실력일 것이다"며 "IT 개발자에 씌워진 과도한 환상은 접어둘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스타트업에서 앱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박모씨(31)는 "전공자가 코딩을 잘하고, 비전공자라고 코딩을 못하는 건 없다"며 "영상 전공이 아니라도 유튜버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코딩도 독학이 가능한 영역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코딩을 하는 것과, 코딩은 잘하는 건 다른 문제다 지적했다. 그는 "IT기업들이 비전공자를 개발 인력으로 채용하는 경우는 '전공자'만큼의 실력이 전제됐을 때다"면서 "10곳 중 9개 기업이 면접시 개발 '포트폴리오'를 보기 때문에 비전공자가 몇개월 준비하고 합격하는 일은 매우 드문 경우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IT 개발자에 씌워진 '환상'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개발자가 되면 워라밸 좋은 IT기업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는데, 소수의 대형 IT기업 이야기다"며 "대부분 기업은 여느 직장처럼 월급 2400~3600만원에 야근도 있는 일반적인 곳이다.'개발자=역대연봉' 인식은 위험한 발상이다"고 지적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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