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엔 곰 젤리, 햄버거 가게엔 옷 전시..맛있는 패션이 뜬다

최근 패션업계에는 ‘맛있는 패션’ 바람이 불고 있다. 티셔츠엔 곰 젤리를, 모자에는 치즈를 그렸다. 햄버거 빵에는 패션 브랜드 로고가 찍히고, 식당 한켠의 큐알(QR)코드를 찍으면 의류 쇼핑몰로 연결된다. 스포츠 브랜드와 명품, 캐주얼 등 의류 브랜드간 협업에 이어 최근에는 업종을 넘나드는 이종(異種) 협업이 인기다.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10대부터 MZ세대(198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과 1990년대에 태어난 Z세대)를 겨냥한 스트리트 캐주얼과 스포츠 패션 브랜드들이 특히 음식 브랜드와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인 맛집의 이미지나 유명 브랜드의 로고를 의류와 가방, 모자 등 다양한 제품의 디자인에 활용하는 분위기다.

패션 브랜드 키르시가 젤리 브랜드 하리보와 협업해 출시한 2021년 봄 한정판 티셔츠.

캐주얼 브랜드인 키르시(Kirsh)는 곰 모양 젤리로 유명한 독일의 하리보(Haribo)와 협업한 제품을 최근 봄 신상품으로 선보였다. 곰 모양 젤리가 그려진 맨투맨 티셔츠나 키르시의 체리 로고를 하리보 마스코트인 곰이 든 반팔 티셔츠 등 제품을 국내 한정으로 판매한다.

김아론 키르시 본부장은 "올해 봄 시즌(의류를 판매하는 기간 단위)의 콘셉트가 젤리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젤리는 하리보이기 때문에 협업을 추진했다"면서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에도 진출한 상태인데 해외시장에서 하리보 협업 제품을 출시해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인 마크엠(MARKM)은 빨간 소 디자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치즈 브랜드인 래핑카우와 손을 잡았다. 래핑카우의 대표 제품인 벨큐브 치즈가 그려진 모자와 에코백, 반팔 티셔츠 등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휠라가 수제버거 전문점 폴트버거와 협업해 출시한 2021년 한정판 의류와 액세서리를 착용한 모습.

스포츠 브랜드인 휠라(휠라홀딩스(081660))는 서울 도산공원의 수제버거 전문점인 ‘폴트버거’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다. 휠라와 폴트버거의 공통 색상인 흰색, 빨간색, 파란색과 테니스의 득점 단위인 숫자 15, 30 등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피케 셔츠(깃 달린 셔츠)와 테니스백 등 의류와 잡화 제품을 제작했다.

테니스 경기 용어인 ‘폴트(Fault)’에서 착안한 버거 브랜드인만큼 테니스 의류에 잘 어울리고, MZ세대가 즐겨찾는 도산공원에 자리한 점도 휠라의 주요 고객군의 취향과 맞아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같은 패션업종이 아닌 완전히 다른 업종과 협업이 활발하다"면서 "다른 브랜드와 협업할 때는 기념 행사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거나 접점을 늘릴 수 있고, 한정 수량만 판매하는만큼 희소성 면에서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 브랜드인 네파도 최근 ‘도심에서 즐기는 캠핑’을 콘셉트로 서울 성수동의 수제버거 전문점 ‘버거보이’와 협업한 제품군을 출시했다. 캠핑, 등산 등 야외 활동에 갓 입문한 MZ세대를 겨냥했다.

버거전문점 버거보이가 네파와 협업해 4월 한정으로 판매하는 ‘네파 버거 세트’.

버거보이 매장 내부를 캠핑장처럼 꾸미고, 네파의 아웃도어 제품군인 ‘C-TR 3.0’ 상품들과 온라인몰과 연결되는 QR코드 등을 마련해 놓았다. 햄버거 빵에 네파의 브랜드 로고를 찍은 ‘네파 버거 세트’도 4월 한 달 동안 한정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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