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처] 평소 같으면 반갑겠지만..할리우드 스타 행렬 달갑지 않은 나라

이은정 입력 2021. 4. 11. 08:00 수정 2021. 4. 1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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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맷 데이먼, 줄리아 로버츠, 내털리 포트먼, 콜린 패럴.

이 할리우드 배우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주 활동무대인 미국 할리우드를 떠나 호주에서 생활하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죠.

최근 호주 방송사 채널9 등은 "수많은 유명인이 지금 호주에 와 있는 이유"를 보도했는데요.

영화 '본 아이덴티티' 등 이른바 '본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맷 데이먼은 마블 스튜디오의 '토르: 러브 앤드 선더' 촬영을 위해 현재 호주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월 촬영 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찌감치 부인과 자녀를 모두 호주에 데려와 2주간의 격리기간을 보낸 후 생활하고 있는데요.

데이먼은 "나와 내 가족이 앞으로 몇 달간 호주를 '집'이라 부를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호주의 훌륭한 영화업계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사실에 자가격리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 역시 영화 촬영을 위해 지난달 초 가족과 함께 호주에 입국한 할리우드 배우입니다.

로버츠는 개인 제트기 편에 남편과 세 자녀를 데리고 호주에 들어왔으며 시드니 북부에 마련한 집에서 자가격리 기간을 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경호팀 등을 이들 가족에게 보내주며 호주 생활에 적응하도록 도운 사람은 배우 니콜 키드먼입니다.

호주 국적인 키드먼은 미국에서 거주하다가 지난 2월 가족들을 데리고 '귀향'했으며 올 연말 호주에서 본인이 제작하는 미니시리즈에 출연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내털리 포트먼, 루크 에번스, 잭 에프론 등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호주에 머물며 영화와 TV 프로그램 촬영을 하고 있다는데요.

호주 ABC뉴스는 앞서 "북미지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영화 상영과 촬영이 모두 어려워졌고 그러자 업계의 눈이 호주에 쏠렸다"고 분석했습니다.

3천만 명 이상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에 비해 2만9천여 명의 확진자 수를 기록한 호주는 '코로나 청정국' 이미지를 얻고 있죠.

호주에서 생활 중인 할리우드 스타를 식당이나 술집 등에서 곧잘 목격할 수 있을 정도로 호주 사람들 일상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많이 헤어나온 모습입니다.

여기에 호주 정부가 세금감면 등을 내세워 마블 등 유명 스튜디오의 영화 촬영을 적극 유치하면서 호주는 현재 할리우드 이름을 따 '오지우드'(Aussiewood)란 별칭으로 불릴 만큼 세계적인 영화제작 인력과 배우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별들의 러시'를 호주 국민이 마냥 반가워하진 않고 있다는데요.

최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유명인들의 연이은 입국에 일부 호주 국민이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유는 정부의 자국민 역차별 때문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세계 각국으로 급격히 번지면서 고향을 떠나 해외에 체류 중이던 사람들이 항공편 부족 등으로 귀국에 어려움을 겪었죠.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국가는 전세기를 띄워 교민을 이송하는 등 해외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BBC에 따르면 팬데믹이 시작된 지 1년여가 지난 지금도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호주인들이 최소 4만 명에 이릅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제선 입국자들에게 '여행제한' 조치를 발령, 호주로 들어오는 국제선 비행기 정원을 40명으로 제한했습니다.

이 조치는 항공기 푯값을 천정부지로 올리는 결과를 초래했고 항공사들은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승객을 우선시하기 시작했죠.

비싼 항공료를 물고 호주에 도착한 이들은 호텔에서 의무 격리를 거쳐야 하는데, 이 호텔비용 역시 1인당 3천 호주달러(약 256만 원)로 매우 비쌉니다.

팬데믹 시작 당시 영국에서 휴가 중이던 한 70대 부부는 BBC에 "연금생활자로서 우리는 높은 귀국 비용에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며 1년째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할리우드 스타 다수가 개인 제트기를 타고 호주에 들어와 시설격리를 면제받고 개인 집 등에서 지내는 모습이 공분을 사고 있는 겁니다.

유명인과 부유층에 특혜를 주고 자국민에 엄격한 호주 정부의 이중잣대는 이것뿐이 아니었습니다.

호주 정부는 지난 1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여행제한 기준인원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그 발표로부터 불과 며칠 후 호주 오픈에 참여하는 선수와 스태프 1천700명 이상을 입국시켰습니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자리 잡아 유명 스타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호주.

그러나 정작 자국민들은 정부로부터 홀대받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은정 기자 김지원 작가 김지효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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