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540조원 부양책 2차 대전 후 최대 일자리 투자"

이소연 이코노미조선 기자 2021. 4. 1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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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베일 벗은 바이든표 초특급 부양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월 31일(현지시각)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2조2500억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부양책을 내놓았다. / 블룸버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조2500억달러(약 2540조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패키지’ 계획을 3월 31일(이하 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인프라 건설 투자 부양책을 "한 세대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미국에 대한 투자"라 자평하며 미국 내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미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연설을 통해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인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을 발표했다. 8년에 걸쳐 2조2500억달러를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취임 직후 3월 11일,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슈퍼 부양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킨 지 20일 만에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추가 경기 부양안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서명했던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슈퍼 부양안’은 ‘미국 구조 계획(American Rescue Plan)’으로 불렸다.

‘미국 일자리 계획’은 도로와 다리 재건, 철도와 버스 교체 등 교통 분야에 대한 투자,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한 식수 인프라 구축, 5세대 이동통신(5G) 등 고속 데이터 통신망 구축 등에 대한 투자를 골자로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는 기후변화 극복 기조에 맞게 청정 에너지에 대한 투자 역시 강조했다. 이번 부양안에는 전기차 부문에 대한 투자 및 구매 보조금 등 인센티브 제공, 연방정부 산하 기관의 친환경 에너지 사용 촉진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 CNN은 "향후 8년 동안 국가 기반 시설을 개선하고 녹색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2조달러 규모의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미국 내 질 좋은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라고 자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실상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최대 일자리 투자가 될 것"이라며 "수백만 개 일자리, 좋은 보수를 주는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프라 투자 계획은 미국인의 일자리와 각자의 가정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이라며 "우리 경제의 미래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계획 통과를 위해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4월 1일 소집했다. AP통신은 "국무회의 소집 타이밍이 다분히 의도적이다"라며 "정부 내각 구성원이 확정된 지 일주일 만에,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이 대규모 부양안을 피츠버그에서 발표하고 바로 하루 만이라는 점에서 내년 미국 대통령 중간선거까지 미국 정계를 부양안으로 압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 블룸버그

◇연결 포인트 1
"중국 이기겠다" 부양책으로 1위 굳히려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3월 31일 피츠버그 연설에서 부양안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번 부양책이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GDP의 2%까지 연구개발(R&D)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이번 발표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반도체 분야에 약 56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에 초점을 맞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부흥을 위한 이번 발표는 중국의 부상과 경쟁국들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3월 25일 백악관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내 눈앞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규모 부양책 재원 확보를 위해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연결 포인트 2
법인세율 인상 재계·공화당 반발 예상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부양책이 의회에서 통과되기까지는 부양자금 마련을 위한 법인세율 인상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규모 부양책 재원 확보를 위해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연소득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37%에서 39.6%로 올릴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렸던 법인세율을 다시 올리는 데 대한 재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일부 시민, 전문가, 공화당의 반발 역시 바이든 행정부가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 싱크탱크인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의 마야 맥귀니아스 회장은 "미국 부채는 전례가 없는 수준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많은 위험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부양안에 대한 미국인의 열망이 크다는 점에서 정부와 직접적으로 싸우는 것은 꺼리지만, 미국상업회의연합회 등 기업 관계자들은 세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이번 부양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극찬했다. / 블룸버그

◇연결 포인트 3
바이든표 경기 부양 공격수 서머스, 이번엔 극찬 왜?

바이든 대통령의 1조9000억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을 "40년간 최악의 거시정책"이라며 비난했던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이 이번 인프라 투자 계획에는 장기적으로 훌륭한 경제 정책이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앞서 3월 11일 발표됐던 바이든 대통령의 ‘슈퍼 부양안’에 대해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불붙고 있다"며 "무책임한 거시정책"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4월 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번 부양자금 2조달러의 경우 "향후 수년간은 경기과열 우려가 커서 매우 적은 양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8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자금이 투입될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다는 것이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친환경과 인프라에 초점을 맞춘 장기적인 정책이 "경제 성장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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