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카드 지원금 50% 올린 단양..'바뀐 것'과 '바뀔 것'
오픈마이크에서 아이들의 급식 카드 문제를 보도한 뒤, 많은 분들이 '우리 아이들 끼니 만큼은 거르지 않게 하자'고 목소리를 내주셨습니다. '나라가 안 주면 나라도 밥 주겠다'고 나선 사장님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선한 영향력에 발맞춰, 뉴스룸도 오늘(10일)부터 '연속 기획'을 이어갑니다. 전국 곳곳을 돌며 아이들 끼니 문제를 살펴볼 텐데요. 어디에 살고 있든, 밥 거르는 아이 만큼은 없게 하자는 게 기획 취지입니다. 그래서 기획 이름도 '거르지 않을 약속'으로 정했는데요.
오늘 첫 순서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충북 단양입니다. 한끼당 겨우 4천원만 지원되고 있다고 지적해드렸던 곳인데, 저희 보도 이후 6천원으로 올렸습니다. 환영할 만한 변화지만, 더 변해야 할 점들도 있다는데, 유요한 기자가 단양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3년 전부터 급식카드를 사용해 온 A군, 매일같이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먹습니다.
하지만 20일이 넘으면 보릿고개가 찾아옵니다.
[A군 : (카드를) 긁다보면 안 긁힐 때가 있거든요. 그럼 그 때가 한 25일, 24일 정도…]
하지만 4월부터는 달라졌습니다.
충북 단양군이 한 끼당 지원금을 4천 원에서 6천 원으로 올렸습니다.
[A군 : 도시락을 샀으면 배가 안 찼을 때 삼각깁밥 조그만한 것 하나 사서 또 먹을 수 있으니까…이제 허기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어요.]
돈이 50%나 오른 건 반가운 소식,
[B군 : 그래도 좋은 것 같아요. 액수가 늘어나니까 더 구매할 수 있는 게 많아지고…]
급식카드 지원금은 올랐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식당보다는 편의점을 찾습니다.
단양군의 아동급식카드 가맹점 중 절반 이상은 편의점, 마트, 슈퍼기 때문입니다.
단양 읍내에서 갓 지은 밥을 먹을 수 있는 급식카드 가맹 식당은 10여군데 뿐입니다.
가맹점을 확인하려면 발품을 팔아야하고,
[B군 : 제가 다 돌아봤어요. 이 카드 되는지 안 되는지 물어봤죠.]
그래서 습관처럼 가던 곳만 간다는 겁니다.
[A군 : 여기가 카드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인지 모르니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편의점으로 많이 갔죠.]
급식카드를 보는 시선도 여전히 곱지 않습니다.
[(여기요. 혹시 이 카드 사용 가능한가요?) 카드 뭐죠? (아동급식카드요.) 안 될 것 같은데 왜요? 이거 왜?]
최근 읍내 몇 군데 식당이 가맹점 등록을 마쳤지만 아이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A군 : 그에 맞는 사용처 이걸 매번 새로새로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새로 생길 때마다 저희가 모르니까.]
아이들에게 급식카드를 받는 식당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식당 사장님들도 아쉽습니다.
학교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한 급식카드 가맹 식당.
금방 먹고 다시 공부하러 돌아올 수 있습니다.
[아무거나 다 드셔도. 맨날 카레만 먹을 순 없으니까 돈까스 드셔도 되고 함바그 드셔도 되니까 먹고 싶은 것 말하면 6천 원에 제가 결제를 해 줄게요.]
[우동도 따로 있네. 맛있겠다. 음. 장난 아니다. 6천원에 너무 죄송한데 이거. 그러니까.]
[이건/이건식당 사장 : 편하게 좀 와서 밥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미리 알았었더라면 아마 더 일찍 (가맹을) 하지 않았을까…]
단양군 측은 지원금을 올린데 이어 홍보 활동을 통해 가맹점을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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