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함에 압도당했다"..고대 로마의 상징 콜로세움

송경은 2021. 4. 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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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원형 경기장 콜로세움 전경. 고대 로마시대 전쟁 포로인 검투사와 맹수의 전투 경기가 열렸던 곳이다. 14세기 로마 대지진으로 남쪽 벽은 무너져 내려 북쪽 벽만 온전한 상태인데 그 형상이 콜로세움을 나타내는 상징이 됐다. 【송경은 기자】
[랜선 사진기행-43] 고대 문명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탈리아 로마. 로마 유산 가운데서도 전쟁 포로를 검투사로 앞세워 맹수와 싸우게 했던 원형 경기장인 콜로세움은 로마제국의 상징물 중 하나다. 부서진 벽과 갈라진 틈, 색이 변해버린 석회암…. 오랜 역사의 풍파를 온몸으로 맞은 듯한 낡은 건물이었지만 콜로세움 앞에 서니 그 웅장함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었다. 밖을 향한 수십 개의 아치형 문을 통해 5만 관중의 함성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 콜로세움은 당시 로마제국의 위세를 가늠케 했다.

콜로세움은 주로 전쟁 포로인 검투사와 맹수의 전투 경기가 열렸던 원형 경기장이다. 정식 명칭은 '플라비우스 원형 경기장'이다. 플라비안 황조의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서기 72년께 착공했고 8년 뒤 그의 아들인 티투스 황제 때 완공됐다. 반란 끝에 네로 황제를 몰아내고 즉위한 베스파시아누스 황제는 네로 황제의 황금 궁전(도무스 아우레아)을 헐고 그 자리에 콜로세움을 지었다. 콜로세움은 오랜 세월 민중의 집회 장소로 전투 경기 외에도 모의 해전, 고전극, 동물 사냥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로마 황제들은 콜로세움을 통해 시민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인기를 얻고 정치적 입지를 굳혔다.

콜로세움 안쪽 풍경. 면적 2만4000㎡의 4층 구조로 관중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콜로세움은 로마 시대 건설된 건축물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송경은 기자】
지름 189m, 둘레 545m, 높이 48m인 콜로세움은 2만4000㎡ 면적에 4층 구조로 관중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데, 이는 로마시대에 건설된 건축물 중 최대 규모다. 석회암, 응회암, 콘크리트 등으로 지어졌는데 석재의 양이 15층 건물을 지을 수 있을 정도로 많아 9만명 이상 노예가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콜로세움은 층마다 외벽을 빙 둘러 만들어진 수십 개의 아치(arch) 구조 문 덕분에 하중이 분산돼 안정적이다.

콜로세움은 1349년 로마 대지진으로 남쪽 벽이 무너져 내려 북쪽 벽만 온전한 상태다. 또 608년까지는 경기장으로 사용됐지만 중세에는 군사적으로 활용되다 로마제국이 쇠퇴하면서 다른 건물을 짓기 위한 채석, 약탈 등으로 상당 부분 손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남아 있는 건물은 19세기 초 북쪽 벽 가장자리에 덧댄 현대식 보강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로마시대 때 지어진 그대로 보존됐다. 현재는 로마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 유적지로 밤에는 야경을 볼 수 있도록 조명도 설치돼 있다.

콜로세움 북쪽 정면(왼쪽). 오른쪽은 콜로세움 내부 전경이다. 가운데 보이는 부분이 경기장 바닥 밑 공간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경기장 바닥을 복원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송경은 기자】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자 관람석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나왔다. 계단을 따라 걸어 올라가 2층 관람석에 섰더니 중앙 경기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경기장은 길이 87m, 폭 55m의 타원형 구조로 관람석까지 높이가 5m에 달하는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본래 모래가 덮여 있던 경기장 바닥은 흔적만 남아 있었는데, 덕분에 바닥 아래의 노예와 맹수들을 수용하는 데 쓰였던 우리 시설과 통로 등이 보였다. 현재 이탈리아 정부는 경기장 바닥 등을 복원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4층에 걸쳐 계단식으로 만들어진 관람석은 계급에 따라 좌석이 나뉘는데 신분이 높을수록 경기장과 가까운 아래층 좌석, 신분이 낮을수록 경기장과 먼 위층 좌석이다. 빈민층과 여성은 전투 장면을 자세히 보기 힘든 4층 꼭대기 자리에 앉았다. 층마다 기둥의 건축 양식과 장식에도 차이가 있었다. 1층은 도리아식 반원 기둥, 2층은 이오니아식 기둥, 3층은 코린트식 기둥으로 이뤄졌고, 4층은 관람석 햇빛을 가리기 위한 가죽 차양을 고정시켜 지탱할 수 있는 240여 개 기둥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콜로세움의 야경. 【송경은 기자】
콜로세움은 수만 명이 드나드는 거대한 규모임에도 관중이 효율적으로 입장과 퇴장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80개 출입구에는 각각 번호가 매겨져 있었고 관람객은 입장권에 적힌 좌석의 위치를 보고 좌석과 가까운 출입구를 이용해 이동했다. 또 층마다 넓은 통로와 계단이 연결돼 있어 좌석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현재는 출입구가 32개만 남아 있는 상태다. 한편 2015년에는 맹수와 검투사가 경기장에 입장할 때 사용하던 엘리베이터가 복원돼 일반에 공개됐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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