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수학] 엉덩이는 한 개인가, 두 개인가

홍아름 기자 2021. 4. 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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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는 한 개일까 아니면 두 개라고 봐야할까.

수학자 네 명 중 한 명은 엉덩이가 한 개라는 의견을 냈고 한 명은 엉덩이가 한 개이면서도 두 개라는 의견을, 나머지 두 명은 기권을 했다.

그럼 이 개념을 엉덩이에 한 번 적용해보면 위상수학으로 보면 도형의 모서리나 움푹 들어간 부분처럼 크게 꺾인 부분은 모두 둥글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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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엉덩이는 한 개일까 아니면 두 개라고 봐야할까. 지난해 인터넷에서 시작된 엉덩이 개수 논란이 5개월 지난 지금까지도 결론 나지 않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2020년 11월 아이돌 그룹 ‘여자친구’가 출연한 영상에서 엉덩이가 한 개인지 두 개인지 묻는 질문에 여섯 멤버 중 3명은 엉덩이가 한 개라고 말하고 나머지 3명은 두 개로 봐야한다며 팽팽히 갈렸다. 이후 이 질문을 흥미롭게 여긴 사람들이 다른 연예인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지만,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지면서 엉덩이 개수 논란이 확산됐다.

그렇다면 인간의 몸에 대해 잘 알고 의사와 수학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를 운영하는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이낙준 이비인후과 전문의, 우창윤 내과 전문의도 의견이 갈렸다. 이 전문의와 우 전문의는 “한국에서는 엉덩이들이 아니라 엉덩이라는 표현을 쓴다”, “해부학적으로 엉덩이를 뜻하는 단어는 엉덩이라는 한 부위를 가리키는 말이므로 하나다”며 엉덩이가 한 개임라는 주장을 폈다. 반면 오 전문의는 “왼쪽 엉덩이, 오른쪽 엉덩이라는 표현이 있어 두 개인 것 같다”고 반박했다. 

수학자들은 좀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수학자 네 명 중 한 명은 엉덩이가 한 개라는 의견을 냈고 한 명은 엉덩이가 한 개이면서도 두 개라는 의견을, 나머지 두 명은 기권을 했다.

황선욱 숭실대 명예교수는 엉덩이는 하나라는 견해를 내놨다. 위상수학은 형태를 가진 대상들을 수학적으로 다루는 분야다. 크게 늘이거나 줄여도 변하지 않는 성질들로 도형을 분류하므로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도형의 분류와는 다르다.

일반적인 도형의 개념을 떠올리면 구나 정육면체, 원기둥, 사각뿔은 모두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각각 모서리의 위치가 다르고 모서리로 나뉘는 면들의 모양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는 관점에 따라,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엉덩이 개수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위상수학에서는 네 개의 도형 모두 같은 도형입니다. 눈에 보이는 기준과는 다르게, 도형을 이루는 면을 늘이고 줄여서 같은 도형으로 만들 수 있다면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도형의 면이 한 덩어리라고 보고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어디에서 끊기는지를 중요하게 따진다.

따라서 구, 정육면체, 원기둥, 사각뿔 모양의 풍선이 있다고 생각하고 바람을 불어넣어 도형의 면을 늘이면, 모두 부풀어 동그란 구 모양이 되므로 위상수학에서는 네 개 도형이 모두 같다. 

마찬가지로 각 도형 모양의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으면 원기둥과 원뿔은 구 모양이 된다. 하지만 구멍 난 원기둥과 원환면은 아무리 바람을 넣어도 구가 될 수 없다. 중간에 뚫린 구멍이 있기 때문이다. 풍선을 계속 불어 구멍을 메울 수도 있지만, 면끼리 맞닿게 하는 건 위상수학에서 새로운 도형을 만드는 일이다. 따라서 구멍 난 원기둥과 원환면은 아무리 불어도 도넛 모양을 유지하는, 구 모양과는 다른 도형이다.

그럼 이 개념을 엉덩이에 한 번 적용해보면 위상수학으로 보면 도형의 모서리나 움푹 들어간 부분처럼 크게 꺾인 부분은 모두 둥글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엉덩이에 공기를 넣는다고 생각하면 엉덩이의 두 짝을 나누던 모서리 역시 둥글어지고, 한 개의 덩이만 남는다.  따라서 명확하게 “엉덩이는 한 개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두 명의 수학자는 문제의 정의가 애매해 답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을 줬다. 엉덩이를 수학적으로 정의할 수 없으니 엉덩이의 개수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수학동아 4월호, 수학자에게 물었다! 엉덩이는 한 개인가, 두 개인가

https://dl.dongascience.com/magazine/view/M202104N017

[홍아름 기자 ar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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