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대한 욕망 재창조하는 청년들

최한솔 PD 2021. 4. 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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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캥거루족인 나는 대략 네 가지 주거 환경을 경험했다.

고향을 떠나온 친구들의 학교 앞 자취방은 세 명만 모여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집을 투기 대상이나 자산 증식 수단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개발 정보를 손에 쥐고, 과감히 대출을 받고, 매뉴얼에 따라 정교하게 토지를 나눠 묘목을 심는 일은 집에 대한 내 욕망과는 너무 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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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사람 있어요" 청년 주거 문제 당사자들이 바라 본 LH 사태' 제작 후기
ⓒ 시사IN 김진주 PD

2021년 3월24일 수요일

서울에 사는 캥거루족인 나는 대략 네 가지 주거 환경을 경험했다. 나고 자란 ‘연립주택’은 겨울이 몹시 추웠다. 단열은 부실해도 뒷마당의 작은 텃밭과 은행나무가 봄 여름 가을을 즐겁게 했다. 9년 전, 부모님이 오랜 맞벌이로 쟁취해낸 ‘아파트’로 이사했다. 고향을 떠나온 친구들의 학교 앞 자취방은 세 명만 모여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 좁디좁은 ‘원룸’에서 공부하고 술 마시고 공강 시간엔 쪽잠을 잤다. 교환학생 때는 외국인 친구들과 ‘셰어하우스’에서 반년을 지냈다. 누구와 어디에 살든, 내게 집은 ‘주택’이 아닌 ‘생활’ 그 자체였다.

집을 투기 대상이나 자산 증식 수단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부모님이 20년 걸려 장만한 지금의 집에서 가능한 한 오래 얹혀살 운명이므로 그럴 엄두도 내지 못한다. LH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쏟아지는 보도들을 마주하는 동안 분노와 함께 내가 느낀 괴리감은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개발 정보를 손에 쥐고, 과감히 대출을 받고, 매뉴얼에 따라 정교하게 토지를 나눠 묘목을 심는 일은 집에 대한 내 욕망과는 너무 먼 것이었다.

누군가에게 집이 휴식과 자유, 그리고 안정을 위해 절실할 때 누군가에게는 손쉽게 돈벌이 수단이 된다. 대학가엔 불법 개조한 초미니 원룸들이 넘쳐나고, 공공주택사업을 담당하는 공기업 직원들이 신도시에 땅을 산다. 착취와 투기가 이토록 횡행하는 지금, 집에 대한 욕망을 재창조하는 일이 필요하다. 주거 불평등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에게 말을 걸었다. 주택이 아닌 주거,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의 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자세한 내용은 〈시사IN〉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상 보러가기: https://youtu.be/8bpXqrAiPPw

 

최한솔 PD soru@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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