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탈환' 이재명 앞에 놓인 선택지는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4·7 보궐선거 참패로 휘청거렸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달랐다. 같은 날 발표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이 지사는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정권심판 기세가 매섭던 시기에도 '원톱' 자리를 되찾은 셈이다. 이 지사의 독주 체제는 한층 더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 지사의 향후 정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내 주류 세력인 친문과 결합할지, 독자 노선을 걸을지 여부를 두고 이 지사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지사가 당장은 당과 보조를 맞추다가, 일정 시점 이후로는 친문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文과 반대로 흐르는 이재명의 지지율
엠브레인퍼블릭·캐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업체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이 지사는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24%로 1위를 차지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전주보다 7%포인트 급락한 18%를 기록, 2위로 내려앉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0%였다.
이 지사가 1위를 탈환한 원동력은 20~40대와 수도권에서 지지율이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4·7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와 서울 지역 전 선거구에서 열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이 지사는 18~29세에서 17%를 기록해, 윤 전 총장(8%)에 두 배 이상 앞섰다. 이 지사는 30대에서 29%, 40대에서 41%를 얻어, 각각 11%와 13%를 기록한 윤 전 총장을 크게 따돌렸다. 지역별로 보면 이 지사는 서울에서 24%로, 윤 전 총장(23%)에 오차범위 내에서 앞질렀다. 인천·경기에서 이 지사는 30%를 기록, 18%를 얻은 윤 전 총장을 크게 앞섰다.
이처럼 이 지사의 지지율은 민주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동조되지 않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 정기 여론 조사 결과, 이 지사의 대선 후보 선호도는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과 역으로 가는 흐름을 보였다. 가령 지난해 5월 민주당의 총선 압승 이후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고공행진 하던 당시엔 이 지사의 지지율은 이낙연 전 대표에 가려져 11%에 그쳤다. 이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기 시작한 지난 연말부터는 이 지사의 지지율이 20%대 후반으로 고공행진하며 여권 대선주자 내 1위 자리를 굳혔다.
이재명도 친문도, 손잡을까 말까 '고민'
때문에 4·7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해도 이 지사는 독주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이 지사 이외 뽀죡한 대안이 없는 친문은 이 지사에게 손을 내밀 수 있다. 벌써 여권 일각에선 '친문이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실제 지난달 여권의 '킹메이커'로 불리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이 지사와 식사 회동을 갖고 그를 지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그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문제는 이 지사 입장에서 친문과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정부여당이 이번 보선에서 드러난 '정권심판'의 민심을 수습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당내 경선에서 성공하려면 친문을 껴안아야 하지만, 본선 경쟁력에선 문재인 정권과 거리를 두는 것 나은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 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최종 승리하기 전까지는 일단 여권과 보조를 맞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친문 내 제3의 후보 등판론이 끊이지 않아서다. 아직 친문의 절대적 지지를 받지 못한 이 지사 입장에선 섣불리 여권과 대립각을 세웠다가 본선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지사는 이를 의식한 듯, 8일 보선 참패 이후 "당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권의 패배에 동조하면서 한껏 몸을 낮췄다.
변수는 제3의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얼마나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다. 특히 국무총리직을 내놓고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진 정세균 총리가 이 지사의 대항마로서 입지를 굳힌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정 총리 이외에도 '원조 친노' 이광재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제3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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