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밤' 클리셰, 그리고 전복 [씨네뷰]

최하나 기자 2021. 4. 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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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장면들에 피로감을 느낄 때쯤 단숨에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누아르의 클리셰를 다 때려 박아 놓고 마지막에 모두 전복시켜버리는, '낙원의 밤'이다.

'낙원의 밤'의 가진 힘은 정서도 정서지만, 클리셰와 이를 전복하는 결말이다.

가장 눈에 띄는 클리셰의 전복은 여성 캐릭터인 재연의 쓰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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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익숙한 장면들에 피로감을 느낄 때쯤 단숨에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누아르의 클리셰를 다 때려 박아 놓고 마지막에 모두 전복시켜버리는, '낙원의 밤'이다.

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상대 조직의 스카우트를 거절한 대가로 누나와 조카를 잃은 태구(엄태구)가 처절한 복수 후 해외 도피를 준비하기 위해 제주도로 내려가고, 거기서 삶에 초연한 여자 재연(전여빈)과 만난다.

처음엔 티격태격하지만, 두 사람은 피차일반 삶의 끝 자락에 놓인 처지임을 알고 묘한 동질감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태구를 처단하기 위해 마이사(차승원)가 제주도를 찾으면서 두 사람의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이번 작품은 영화 '신세계' '마녀' 등으로 한국형 누아르의 새 지평을 연 박훈정 감독의 새로운 누아르 작품이다. 그러나 앞선 두 작품과는 결이 확연히 다르다. '신세계' '마녀' 같은 누아르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탄탄한 서사와 화려한 액션이 아닌 정서적인 부분에 집중했다. 그 정서를 완성하는 건 제주도의 풍광과 음악이 8할을 차지한다. 푸른 야자수와 바다 등 낙원 같은 제주도의 풍경이 태구와 재연의 처절한 삶과 대비되면서 영화의 정서에 깊이를 더하고, 피아노 선율은 감정을 증폭시킨다.


'낙원의 밤'의 가진 힘은 정서도 정서지만, 클리셰와 이를 전복하는 결말이다. 조직의 암투, 핏빛 액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의 복수 등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누아르 장르에서 봐왔던 클리셰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전복시키며 결말로 향한다.

가장 눈에 띄는 클리셰의 전복은 여성 캐릭터인 재연의 쓰임이다. 으레 남성 중심 누아르에서 많이 봐왔던 것처럼 그저 태구의 비극적인 결말을 위한 도구로만 쓰일 줄 알았던 재연은 마지막 5분에서 철저히 클리셰를 깨부순다. 이 5분을 위해 초중반부를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 클리셰의 전복은 '신세계'에서 여성 캐릭터들을 소모적으로 쓴 것에 대한 박훈정 감독의 일종의 반성과도 같이 느껴진다. '브이아이피'의 혹평에 대한 피드백으로 여성 서사의 '마녀'로 돌아왔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태구를 연기한 엄태구는 묵직한 목소리만큼이나 무게감 있는 연기로 극 전체를 이끌어간다. 전여빈은 단조로운 표정이지만 다채로운 눈빛으로 재연이 지나온 수많은 사연을 단번에 납득시키게 만드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 엔딩 장면의 클로즈업된 전여빈의 표정은 쉽게 잊히지 않을 정도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낙원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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