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속도' 비결은 군대와 인해전술?

2021. 4. 1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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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북한이 대대적으로 평양 살림집 건설에 나서고 있는 이유를 잠깐 살펴봤는데요.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북한은 과연 이 살림집 건설을 어떻게 할까요? 오늘 알아보겠습니다. 함께 하실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요즘 북한 방송은 평양 살림집 공사 소식으로 떠들썩한데요. 살림집 건설이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과업이다. 이렇게 내세우고 있는데 지금 북한 경제 상황 상당히 좋지 않잖아요?

그렇죠. 김정은 위원장도 어려운 일이라고 직접 이야기했죠?

"어느 때보다 혹심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런 대규모 건설을 하는 것 자체가 상상 밖의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살림집 건설비용은 어떻게 충당할까 과연 가능할까 궁금한데요.

사실 북한에서 경제가 어려울 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게 외화 벌이죠. 정점을 찍는 것이 원산의 갈마 지구 개발인데 대외적인 경제제재가 풀리지 않고 그다음에 코로나로 인해서 사람들 왕래가 적어지게 되면 이것을 지어 놓여도 사실은 쓸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죠. 완공하는 데 나머지 돈을 쓰는 거 보다 오히려 이것을 잘 계산해 보면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1만 세대 건설이라는 정책적 대안일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평양 만 세대 살림집 착공식 이후에 요즘 북한 방송은 연일 건설 현장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요.

"여기는 어제와 오늘이 다르게 혁신의 새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입니다."

지금 건설 기초 작업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앞에선 굴착공이 하루 계획 130%를 넘쳐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나가면 2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이번 살림집 건설에는 수도 건설 위원회의 속도전 청년 돌격대. 혁명 사적지 건설국을 비롯한 주요 건설 부대도 공사에 참여한다고 하는데요.

다 역사가 있는 건설 부대들입니다. 속도전 청년돌격대는 제가 한 10년 동안 몸담았던 곳이라서 너무나도 잘 알고, 거의 11개 여단의 10만여 명의 인력이 들어 가 있는 거고요. 평양시 건설 총국 같은 건 각 지역마다 부재 공장부터 시작해서 완전하게 건설을 진행할 수 있는 이런 규모가 갖춰진 곳이거든요. 인해전술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걸 이번에 대대적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평양 살림집 건설 총책임자가 우리로 치면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는 김정관 국방상이잖아요. 아파트 건설을 군 중심으로 하겠다는 걸로 보이는데 좀 특이합니다.

우리가 봤을 때는 특이한데 북한에서는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전투력 측면에서 그냥 살림집 건설을 적하고 싸우는 것처럼 하거든요.

우리나라도 50년대 말 6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공병대가 굉장히 중요했거든요. 그 이유는 뭐냐면 조직을 부리기가 굉장히 좋고요. 우리나라 군의 공병대는 어느 건설 회사보다도 장비가 굉장히 훌륭했습니다. 그래서 1950년대 말에서 60년대 초까지 서울 시내에 있는 을지로변의 상가 주택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은 전부 군이 대부분 군이 많이 동원된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건비도 전체 공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잖아요. 근데 북한 같은 경우는 군대도 많이 투입이 되고 그러면 인건비 걱정은 없겠습니다.

지금 북에서는 인건비 비중이 부담이 별로 없기도 하고 사실은 좀 아이러니 한 건데요.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북에서의 건설 현장의 구호는 공업화 기계화였습니다. 이제 산업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까 건설 부분의 산업화가 오히려 지금 굉장히 낙후 돼 있고 그러다 보니까 그 낙후 된 부분을 사람이 채우고 있는 거죠.

조충희 씨, 아까 속도전 청년돌격대에 계셨다고 그렇게 말씀하신 걸 보면 건설에도 참여하신 것 같은데 북에 계실 때 아파트 건설에도 참여하신 적이 있으세요?

속도전 청년돌격대 있을 때는 광복거리 건설 아파트 건설에 참가했고요. 대학생 때는 통일거리 참가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셨어요?

다 했죠. 미장도 하고 그 다음에 철근 조립도 하고 골조 세우고.

미장은 특별히 잘하셔서 하신 겁니까?

아니에요. 다 해야 해요.

배우나요? 배워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일하면서 맞으면서도 배우고 그렇게 하죠.

조충희 씨는 그렇게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가장 힘드셨던 건 어떤 겁니까?

아마도 배고픈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식사를 운반해줘요. 주먹밥 만들어서 물이랑 같이 운반해주면 그거 한 덩이씩 먹고 11시, 12시까지 연장 작업을 해야 되는데 그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보면 군인을 비롯해서 청년들 또 학생들까지 대규모로 동원되는데 그러면 그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뭐가 될까요?

보통은 훈장 표창장 이런 거 줍니다. 그다음에는 입당. 그것도 열심히 일하고 도망치지 않고 있으면 혹시 당원도 될 수가 있죠.

배고프고 졸린 상황에서 고생했는데 훈장 딱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뭐라고 할까요. 그러니까 훈장 받을 때는 괜찮았는데 받고 돌아와서는 허전하죠. 훈장 받을 때 훈장 수여식 때 꼭 뒤풀이하거든요. 훈장보다는 뒤풀이가 좋죠.

최근에 북한 방송에 평양 속도 이런 표현들도 많이 등장했더라고요.

건설 현장에서 속도전은 북한에서는 거의 원칙으로 삼는 겁니다. 전문 건설 공사를 하는 돌격대 이름도 바로 속도전 청년 돌격대 이렇게 이름을 달 정도고. 아마 건설장에 가면 질을 보장하라는 깃발보다는 속도전이라는 깃발이 더 많을 겁니다

말씀 듣고 보니까 예전에 여명 거리 아파트 건축 할 때도 보니까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지었던 것 같아요.

당시 야간에도 공사를 진행했고 70층짜리 아파트 골조 공사를 74일에 했다. 또 16시간에 한 개의 골조를 완성했다 이렇게 선전 했는데요.

북한의 건설 현장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지어지는 것의 많은 부분은 공장에서 벽체나 기둥이나 보 같은 것들을 생산해서 현장에서는 조립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건설 현장 속도가 빠른 거죠.

그런데 이렇게 빨리 짓다 보면 부실 공사 위험성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부실 공사 위험성은 항상 있죠. 그리고 특히 북한에서도 20층 가까이 되는 아파트가 무너진 적도 있고요.

평촌 구역에 23층 아파트 붕괴가 굉장히 중요한 사건인데 우리 그때 우리 언론은 아파트 붕괴 사건보다도 북한이 아파트 붕괴 사건인데 책임자가 주민들한테 사죄하는 장면이 이게 너무 신기해서 그쪽으로 더 관심이 많이 쏠렸다는데 저 아파트가 붕괴된 이유가 골조에 시멘트가 적게 들어가서 그럽니다. 그러니까 애들이 일하다가 시멘트를 공급받으면 창고에서 양동이에다가 하나씩 담아서 나가서 두부도 막 까먹고 이러거든요. 굉장히 위험한 일이고요.

북한에서 부실 공사의 실상을 다룬 영화가 있었습니다. 꽤 오래전 영화라 흑백 화면인데 한 번 함께 보시죠.

영화 <내 집이 될 줄이야> "지배인 동지, 3호동 완성 작업이 시간이 좀 걸리는군요 (시간이 좀 가더라도 질을 낮춰서는 안 되오, 질.. 이 문제만큼은 절대 양보해선 안돼)"

지금 책임자가 아파트 질을 보장하라 한 마디로 잘 지어라 라고 단단히 이르는데요.

"어? 위층에 골탄(골타르)을 적게 깔았군. 뭐니 뭐니 해도 물 새는 아파트에서 사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게 있는 줄 아우? 이걸 몽땅 까고 여기다가 골탄을 두툼하게 다시 깔아야 겠어 (그런데 자재가..) 골탄말이지? 4호동 것을 가져다 쓰시오"

다른 아파트에 쓰일 자재까지 가져다 쓰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바로 자신이 입주할 아파트이기 때문입니다.

"왜 그러오? (아니 규격이 맞지 않아서) 규격이 상관 있소? 꼭지에서 물이 나오면 되는 거지)"

그런데 부실 공사로 여기 저기 문제가 생긴 4호동 아파트 결국에는..

"지배인 동무, 저 3호동을 제철소 건설자에게 주고 이 4호동은 동무네가 가지는 것이 응당할 것 같소 (네?)"

지배인이 지금 잔머리를 쓰다가 결국 부실 공사 한 집에서 살게 됐는데요. 부실 공사가 이뤄지는 이유 뭐 여러 가지가 있겠죠?

부실 공사의 가장 문제점은 자재 부족하다든지 자기 욕심이 과하다든지 그런 복합적인 걸 텐데 아마 저것이 영화로까지 나왔다는 얘기는 저 부분은 충분히 사회적으로 고쳐야 될 병폐이기 때문에도 그럴 거고. 그리고 저게 대외적으로 노출 된다는 얘기는 충분히 저 문제는 자기들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 같습니다.

아파트가 들어서고 도시가 개발이 되면 주민들한테 참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잖아요. 평양 주민들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까요?

아파트만 가지고 바뀌지는 않을 텐데요. 사실은 아파트, 오히려 아파트가 공급되는 방식이라든지 거래되는 방식을 통해서 북한의 변화를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삶이나 그 이후의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도 아파트나 주거를 통해서 아마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거기서 주거하는 사람들의 인구가 늘어나게 되면 거기에 장마당도 하나 생길 것 같고 편의시설이나 이런 것들이 생기면 그래도 조금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이 조금은 나아질 것 같고요. 저 자재, 저 열정 가지고 지방에다가 저런 것들을 지어주면 지방 주민들이 삶이 좀 더 나아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남북한 주민 모두 집 걱정 없이 사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145052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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