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고 무릎 꿇은 김태현.."다른 흉악범과 다르다?"

김자아 기자 2021. 4. 10.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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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세 모녀 살인 피의자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취재진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피의자 김태현(25)이 스스로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드러냈다.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무릎을 꿇어 보이기도 했다. 국민적 분노를 산 피의자가 포토라인에서 취한 행동이라기엔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무릎 꿇고 30초가량 답변…"뻔뻔하게 눈뜨고 숨쉬는 것도 죄책감"
노원구 세 모녀 살인 피의자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무릎을 꿇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태현은 지난 9일 오전 9시쯤 검찰에 송치되기 전 서울 도봉경찰서 1층 로비의 포토라인에 섰다.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 김태현은 심경을 묻는 질문에 "제가 기자님들 질문을 일일이 다 답변을 못 드릴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양해를 구하고 싶다"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곧이어 취재진이 유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자리에서 무릎을 꿇고는 미리 준비한 듯한 답변을 30초가량 이어갔다.

김태현은 "이렇게 뻔뻔하게 눈 뜨고 있는 것도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정말 죄책감이 많이 든다"며 "살아있다는 것도 정말, 제 자신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유가족분들, 저로 인해 피해 입은 분들 모두에게 사죄드린다"며 "죄송하다"고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마스크 직접 벗어 정면 응시…"죄송하다"는 말만 반복
노원구 세 모녀 살인 피의자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취재진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태현은 "왜 죽였느냐", "스토킹 혐의를 인정하느냐", "범행을 언제부터 계획했느냐", "자해는 왜 했느냐", "범행 후 3일 동안 뭐했느냐"는 질문에도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종종 고개를 숙였으며 허리를 90도로 굽히기도 했다.

다만 "화면을 보고 있을 어머니께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는 "볼 면목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런 가운데 취재진이 "마스크 한 번 벗어달라"고 요청하자 김태현은 망설임 없이 스스로 마스크를 벗고 정면을 응시했다.

김태현은 15초가량 마스크를 벗은 채 "죄송하다"는 말을 이어가다가 다시 마스크를 직접 썼다. 이때 포승줄로 인해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자 그를 붙잡고 있던 형사가 잠시 도움을 줬다. 이내 김태현은 직접 마스크를 착용했다.

마지막으로 김태현은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호송차에 올라탔다.
마스크 직접 벗고, 무릎꿇은 피의자…"국민적 비난 우려한 듯"
노원구 세 모녀 살인 피의자 김태현(25)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마스크를 직접 벗고 무릎을 꿇는 등 김태현의 행동이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의 행동이라기엔 다소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신상공개가 결정된 피의자들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못하고 얼굴을 숙이거나 머리카락을 내리는 등 얼굴을 가리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또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 피의자들이 많았다.

반면 김태현은 직접 마스크를 벗고 정면을 응시하며 카메라를 바라보는가 하면 무릎을 꿇고 준비된 듯한 답변을 길게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공격적이거나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회피해왔던 흉악범들 모습과는 다른 게 사실"이라며 "앞선 흉악범들이 신상공개 후 취한 태도로 국민적 비난이 일었는데, 김태현은 일종의 학습효과로 포토라인에서 이례적인 행동을 취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을 우려해 준비된 답변과 무릎꿇는 행동 등을 취하며 국민의 분노감을 줄이고자 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에서 만난 큰딸 스토킹 정황…범행 후 휴대전화에 남아있던 메시지 삭제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근처 슈퍼에서 흉기를 훔친 뒤 모녀 관계인 피해자 3명의 주거지에 침입해 이들을 차례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태현이 이날 검찰에 송치되면서 경찰 수사도 마무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태현은 범행 전까지 피해자 중 큰딸을 지속해서 스토킹했으며 범행 이후 큰딸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정보를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본인 휴대전화에 남아 있던 큰딸에게 보낸 SNS 메시지를 삭제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태현은 큰딸을 지난해 게임상에서 만나 알게됐고 올해 1월 초와 1월 중순 만나서 게임을 했다. 1월23일에는 다른 지인 2명까지 4명이서 저녁식사 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이 식사 자리에서 큰딸과 김태현이 말다툼을 했고, 다음날 큰딸은 김태현에게 더 이상 연락하지도, 찾아오지도 말라며 수신을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앙심을 품은 김태현이 배신감을 느끼고 살인을 결심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김태현은 사건 발생 일주일 전부터 다른 게임 아이디로 큰딸에 접근해 그의 근무일정을 파악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큰딸 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필요하다면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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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kimself@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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