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시선으로 물체의 아름다움 보다
물리학 통해 오묘한 美 탐구
에펠탑 바람 영향까지 계산
거미줄 충격 완충장치 빛나
장대높이뛰기 도약의 순간
가장 역동적인 모습의 하나
철저한 계산에서 비롯되었든, 원래 그러한 모습으로 창조되었든 모든 형태는 그런 모습을 갖게 된 나름의 이유가 있다. 모든 게 그럴 수는 없겠으나 우리는 때로 그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에펠탑은 이제 프랑스 파리를 대표하는 구조물이 되었지만 건축 당시만 해도 “보잘것없는 공장의 굴뚝이 될 것”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건축가인 구스타브 에펠은 “외력에 잘 견딜 수 있게 설계돼 최적화된 우아함을 지닐 것”이라며 “주요 선들이 건축 목표에 완벽하게 부합하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건축 미학의 제1 원리”라고 맞섰다.
300m가 넘어 당시로선 가장 키가 큰 건축물을 만들며 에펠이 특히 고민했던 건 바람의 영향이었다. 그래서 에펠은 특정한 모양을 도입했다. 탑의 4개 모서리는 바닥으로 내려가면서 나팔 모양으로 벌어지고 각각 반 아치형의 버팀도리(건물이 무너지지 않게 외벽을 지탱하는 독립된 벽) 역할을 하도록 했다. 그때까지 지은 모든 탑에 적용한 직선 형태와 달리 이런 모양은 꼭대기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1884년 에펠은 ‘300m 이상의 금속 철탑과 교각 건설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4억년 진화의 결과, 거미줄 완충 시스템
“송이송이 거미줄에 맺혀 있는 이슬방울들, 자, 보아라, 흐르는 다이아몬드의 강물을.”
프랑스 시인 쥘 르나르가 노래한 것처럼 이슬방울들을 매단 거미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혐오하는 거미의 창조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하나의 점을 시작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가 원형을 만드는 방사형의 직선과 그 사이에 걸친 나선형의 직선 간 어울림이 묘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거미줄에는 시속 40㎞의 속도로 돌진하는 먹잇감도 잡아낼 수 있는 ‘충격 완충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 나선형의 거미줄은 훌륭한 탄성력을 제공한다. 잡아당기면 본래의 3배 넘게 늘어나기도 한다. 나선형 거미줄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동그랗고 끈적끈적한 작은 공같은 것들이 보인다. 이것들이 당길 때 늘어나면서 거미줄에 놀라운 탄성이 생기는 것이다. 작은 공은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도 해 먹잇감이 튕겨나가지 않게 해주고, 빨리 거미줄에 엉켜 달라붙게도 한다.
책은 “거미들은 4억년의 진화를 통해 놀랍도록 복잡한 장치들을 몸속에 만들었다”며 “어떤 거미 종은 무려 7쌍이나 되는 거미줄 생성기관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줄의 기능에 따라 성분을 바꿔 가며 거미줄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운동에네지→위치에너지’, 장대높이뛰기의 비밀
장대높이뛰기 도약의 순간은 운동선수들이 보여주는 가장 역동적인 모습의 하나로 꼽힌다. 부러질 듯 휘었던 장대가 탄력을 발휘하며 선수를 장대 너머로 넘기는 모습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여기에는 “선수들이 빠르게 달리면서 운동에너지를 축적하고, 공중으로 뛰어오를 때 이 운동에너지를 위치에너지로 전환하는” 물리학이 작동한다.
장대높이뛰기에서는 발이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매우 중요하다. 수평 방향으로 도움닫기를 해서 얻은 운동에너지를 수직 방향으로 솟아오르는 위치에너지로 변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수는 장대를 땅에 꽂는 순간, 팔의 힘을 사용해 추가로 에너지를 얻는다. 여기에 장대의 탄성에너지가 더해진다. 스포츠 과학의 영역에서 보자면 이 장대를 어떤 재료로,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가 중요하다. 과학자들은 장대가 너무 길면 휘어지면서 파손될 위험이 생기지 않을지, 장대의 진동을 이용해 더 높이 뛸 수 있지는 않을지, 장대의 휨을 어느 정도로 하는 것이 에너지 전달에 효율적일지 등을 고민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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