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세워지는 장벽들.. 누가 현명하고 어리석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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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이 생길 때마다 사람들의 삶과 운명도 바뀐다.
누군가는 장벽 때문에 안정과 평화를 누리지만 다른 누군가는 불편과 고통을 겪는다.
이 때문에 장벽을 넘어 들어가고 반대로 나가려는 사람이 생겨난다.
위기와 갈등의 순간 탄생한 이들 장벽은 때로는 갈등 확산을 막고 충돌을 막았지만 또 다른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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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이 생길 때마다 사람들의 삶과 운명도 바뀐다. 누군가는 장벽 때문에 안정과 평화를 누리지만 다른 누군가는 불편과 고통을 겪는다. 장벽 안에 포함되느냐, 밖에 남겨지느냐에 따라 번영과 결핍, 삶과 죽음이 결정된다. 이 때문에 장벽을 넘어 들어가고 반대로 나가려는 사람이 생겨난다. 장벽을 쌓는다고 완벽하게 안과 밖의 세계를 단절할 수도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건만 그래도 장벽은 계속 만들어진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주요 장벽을 이야기한다. 냉전의 상징인 베를린장벽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분리장벽, 미국과 멕시코 국경 장벽, 한반도 비무장지대 장벽, 그리고 ‘보이지 않는 장벽’인 무역장벽이다. 이들 장벽의 건설 주체는 서로 다르지만 만들어진 배경에는 미국과 소련, 영국, 독일, 중국 등 강대국의 이해와 역학 관계가 복잡하게 작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 등 굵직한 사건들과도 연관돼 있다.
위기와 갈등의 순간 탄생한 이들 장벽은 때로는 갈등 확산을 막고 충돌을 막았지만 또 다른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위기가 올 때 현명한 자는 다리를 만들고 어리석은 자는 담을 쌓는다고 했던가. 저자는 다섯 개의 장벽 이야기를 통해 누가 현명하고 누가 어리석었는지, 또 그들은 우리의 삶의 궤적을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힌트를 제시한다.
현역 기자인 저자는 분쟁지역을 취재하고 르포를 작성한 경험을 책에 담았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사람을 만난 경험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장벽과 관련된 다양한 주민의 생활상과 일화로 각 이야기를 이끌어, 읽는 이로 하여금 금세 현장에 빠져들게 만든다. 저자가 곳곳에 묻어 놓은 이런 장치들이 장벽과 분쟁, 국제정치라는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고 긴박하게 읽히도록 해준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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