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아스트라 대안으로 러시아 백신 도입 추진
독일이 러시아산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장관은 유럽연합(EU) 보건장관회의에서 러시아와 스푸트니크V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을 공동 구매해 회원국에 분배하는 EU가 스푸트니크V 계약 체결 계획이 없다고 발표하자, 직접 러시아와 계약에 나섰다.
독일의 이 같은 조치는 60세 미만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대체 백신 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에서 나왔다. 독일은 60세 미만에서 AZ 백신을 맞은 뒤 희소 혈전이 자주 발생하자 이들에 대한 AZ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지난 1일엔 “AZ 백신을 1차 접종한 60세 미만 대상자에겐 2차 접종 때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사용하라”는 ‘교차 접종'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AZ 백신 부작용으로 희소 혈전을 공식 인정한 만큼, 독일처럼 교차 접종 권고안을 택하는 국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55~65세 미만 연령대에 AZ 백신 접종 제한을 권고한 국가가 20국을 넘어섰고, 프랑스는 독일에 이어 AZ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55세 미만에게 화이자·모더나 교차 접종을 권고했다.
우리 방역 당국은 AZ 백신을 둘러싼 국내외 동향과 부작용 데이터를 더 검토한 뒤 11일 AZ 백신 접종을 재개할지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사실상 AZ 백신 접종을 재개하기로 잠정 결론을 낸 상태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특정 연령대나 직업군에만 맞히는 등 세부 접종 수정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기존에 확보한 백신 외에 러시아나 중국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외국처럼 ‘교차 접종'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날 코로나19예방접종추진단은 “(AZ 접종을 제한하는 등) 상황에 따라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번 AZ 백신 사태를 계기로 우리도 교차 접종 방안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대체 백신과 관련,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게 정부 공식 입장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스푸트니크V 도입을 검토한 바 없다”면서 “효과성·안정성이 높다는 평가가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으나 인허가를 받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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