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10명 중 4명 목 통증, 교정기 쓰면 근력 떨어져

2021. 4. 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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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근골격계 질환 늘어
침대·소파·바닥서 업무 처리 탓
침 맞으면 경추 수술률 60% 낮춰
추나요법 등 한방 통합치료 효과


생활 속 한방
재택근무 도입 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시작된 재택근무가 직장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신체 활동이 자연스레 줄어들면서 생긴 비만은 물론 허리와 목·어깨 통증, 일과 삶의 모호한 경계에서 느끼는 불안·초조감에 노출된 것이다.

최근 산업안전보건 분야 SCI급 국제학술지인 ‘Safety and Health at Work’에 게재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재택근무 근로자의 직업 건강 문제와 생활 방식 변화’라는 논문에 이 같은 내용이 소개됐다. 태국 스리나카린 의대 예방사회의학과 연구팀이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8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체중 증가(41%)와 목·어깨 통증(40.9%), 허리통증(36.3%), 초조·불안(31.3%) 등 질환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 41%의 직장인들이 목과 어깨 통증을 느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무실 책상과 의자가 없는 등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업무 환경에서 일하게 된 결과로 보인다. 침대와 소파, 바닥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고개를 앞으로 빼거나 숙이면서 일하는 자세가 목 통증을 야기한 것이다. 자유로운 근무환경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재택근무로 인해 실제 일하는 시간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난 것도 이유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한국을 포함한 31개국의 재택근무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회의시간은 두 배 이상 늘었고 이메일 발송량도 400억개 이상 증가했다. 또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재택근무자의 실제 근무 시간은 48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일하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재택근무자들의 경추(목뼈) 건강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지금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수 있는 목 통증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추의 정상적인 배열은 C자 형태의 곡선이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에서 목에 가해지는 부담은 경추의 곡선을 비정상적인 형태로 만든다. 이 때문에 최근 재택근무자들 사이에서 자세 교정기가 인기다. 실제 국내에서 개발된 목 자세 교정용품은 최근 홈쇼핑에서 완판 행진을 기록하며 생활·건강 베스트 인기 상품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자세 교정용품은 단기적으로 자세를 잡아줌으로써 목의 부담을 줄여주지만 목통증질환 치료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특히 장기적으로 교정기에 의지할 경우 오히려 근력이 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 근육을 사용해 허리를 꼿꼿이 세운 상태를 유지하고 목과 머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한 모니터 화면을 눈높이보다 높게 설치하고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지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만약 바른 근무자세를 위해 교정용품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목 상태를 파악한 뒤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교정용품을 사용하면서 목 통증이 지속하거나 팔과 어깨 등에서 신경 증상이 느껴진다면 경추 뼈와 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를 벗어나 목디스크로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목디스크의 증상은 후방으로 밀린 디스크가 누르는 신경에 따라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팔과 어깨, 손의 통증과 저림 이외에도 두통·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손가락 감각이 둔해져 단추를 채우거나 젓가락을 사용하는 게 어려워진다. 특히 두통과 어지럼증은 목디스크가 혈액순환을 방해하면서 발생한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 이외에 뇌로 향하는 혈관을 눌러 산소 공급을 원활하지 않게 해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목디스크 환자들이 목과 어깨 주변의 통증을 단순 근육통이나 피로에 따른 어깨 결림 정도로만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를 방치하면 극심한 고통이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목디스크 증상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무엇보다 목에는 많은 신경과 혈관이 지나기 때문에 그 어떤 질환보다 신중하게 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섣불리 수술을 선택하기보다 인체의 인위적인 변형 없이 자생력을 끌어올리는 비수술 한방치료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수술이 부담스러운 직장인의 경우 한방치료는 효과적인 선택지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 약침, 한약 등을 병행하는 한방 통합치료로 목디스크를 치료한다. 우선 추나요법을 통해 어긋난 경추를 바로잡아 목 주변의 붓고 뭉친 근육과 인대를 풀어준다. 또한 침 치료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해 통증을 완화한다.

이어 항염 작용과 신경 재생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약침을 경혈과 통증 부위에 놓아 염증을 빠르게 없애고 팔과 어깨·손에서 나타나는 쑤심과 저림 등 신경 증상을 완화한다.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이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된 약침에는 천연물질 ‘신바로메틴’ 성분이 포함돼 있다. 2013년 미국에서 물질 특허를 받은 신바로메틴의 근육과 인대·뼈 강화와 신경 재생 효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약해진 뼈와 신경 재생에 좋은 한약 처방으로 치료 효과를 높인다.

특히 침 치료는 목 통증 환자의 경추 수술률을 감소시키는 결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Acupuncture in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침 치료를 받은 목 통증 환자의 2년 내 경추 수술률은 60% 감소했다. 또한 6주 이내 2회 이상 침 치료를 받은 군과 이를 받지 않은 대조군을 각각 5만161명으로 설정해 조사한 결과, 대조군에서 2년 내 경추 수술을 받은 환자는 168명으로 침 치료군(67명)보다 약 2.5배 많았다. 합병증과 부작용이 적은 침 치료가 목 통증 개선 및 수술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결과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목디스크 환자는 101만4185명으로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더욱이 이런 추세는 재택근무의 일상화로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직장인들에게 조언하고 싶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 속에 자리를 잡은 지 1년이 지난 지금 목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자.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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