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조의 왕' 영국 필립공 별세.."비범한 삶 살았다" 추모 물결

김광태 2021. 4. 9.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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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이 9일(현지시간) 99세로 별세했다고 버킹엄궁이 발혔다.

필립공은 194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결혼한 뒤 사상 최장 기간인 70여년간 군주의 남편이라는 자리를 지켜왔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과 필립공의 사랑은 1939년 7월 다트머스 왕립해군학교에서 시작됐다.

필립공은 이때만 해도 왕의 사위일 뿐이었지만 조지 6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1952년 2월 6일 엘리자베스 2세가 여왕에 즉위하면서 신분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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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엘리자베스2세 여왕 남편 필립공[The Royal Family 페이스북 캡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이 9일(현지시간) 99세로 별세했다고 버킹엄궁이 발혔다.

버킹엄궁은 성명을 통해 "필립공이 이날 아침 윈저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1921년 그리스에서 태어난 필립공은 오는 6월 10일 만 100세 생일을 앞두고 있었다. 필립공은 194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결혼한 뒤 사상 최장 기간인 70여년간 군주의 남편이라는 자리를 지켜왔다. 그는 여왕과 슬하에 찰스 왕세자를 포함해 자녀 4명과 윌리엄 왕자 등 손주 8명, 증손주 10명을 두었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과 필립공의 사랑은 1939년 7월 다트머스 왕립해군학교에서 시작됐다. 아버지 조지 6세를 따라온 13세 공주는 잘생기고 활기찬 18세 필립공에게 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졸업 후 필립공이 영국 해군에 입대했지만 이들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애정을 키웠고 결국 8년 만에 결혼에까지 이르렀다. 필립공은 이때만 해도 왕의 사위일 뿐이었지만 조지 6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1952년 2월 6일 엘리자베스 2세가 여왕에 즉위하면서 신분이 바뀌었다.

여왕과 필립공은 1947년 11월 20일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화려한 결혼식을 치렀다. 그러나 이 결혼은 처음엔 환영받지 못했다. 필립공이 그리스와 덴마크의 왕자 신분이었지만 모국에서 쫓겨나 친척들의 도움을 받고 지내는 처지였고, 누나들이 독일인들과 결혼한 점이 2차 대전 후 영국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는 여왕과 결혼하며 그리스와 덴마크의 왕자 지위와 해군 경력 등을 모두 내려놨으며 1953년 여왕이 즉위한 이후 정치적 사회적 격변을 모두 함께 헤쳐왔다.

찰스 왕세자가 다이애나비와 결별하는 등 자녀들이 이혼하거나 구설에 휘말리고, 손자인 해리 왕자는 왕실을 뛰쳐나가는 등 바람 멎는 날이 없었지만 여왕 부부는 큰 분란 없이 지내왔다.

필립공은 70여년간 여왕의 남편으로서 곁을 지키며 외조를 해 왔다. 그는 1997년 결혼 50주년 금혼식에서 "내가 할 일은 첫째도, 둘째도, 그리고 마지막도 결코 여왕을 실망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은퇴하기까지 성실하게 여왕의 공식 행사를 따라 다니고 수백개 자선단체를 지원했다. 1999년 여왕 국빈 방한 때도 동행해서 인천공항과 월드컵 경기장 공사 현장과 비무장지대(DMZ) 등을 방문했다.

다이애나비 사망 때 어린 손자들을 언론의 관심에서 보호하고 장례식 행렬에서 손자들과 함께 걷기도 했다. 또한 환경운동에도 적극 나섰다. 97세엔 운전을 하다가 전복사고가 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필립공이 직설적으로 말하는 해군 장교로 영국 왕실 현대화를 도운 여왕의 충성스러운 배우자"라고 표현했다. 여왕은 결혼 50주년 기념 연설에서 "그는 모든 세월 동안 나의 힘이었고 의지처였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소식을 듣고 "크게 슬펐다"면서 "필립공은 영국과 코먼웰스(영국연방), 전 세계의 여러 세대로부터 애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필립공은 비범한 삶을 살았다"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젊은이의 삶에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조기를 게양했고 여야 정치권과 종교계 등에서도 역시 한목소리로 애도를 보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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