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농번기에 빚더미 앉은 '용담댐 수해' 농민들
[KBS 대전]
[앵커]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에 용담댐이 한꺼번에 물을 방류하면서 주변 금산 인삼 농가들이 큰 침수 피해를 봤는데요.
농민들은 농번기를 맞아 어렵게 농사를 준비하고 있지만, 피해 복구를 위해 끌어다 쓴 빚에 또다시 힘든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용담댐이 초당 3천 톤의 물을 방류하며 침수 피해가 난 금산 인삼밭입니다.
당시 인삼밭 200ha가 물에 잠겼고 애써 키운 인삼 대부분이 썩었습니다.
8개월이 훌쩍 지난 피해 현장.
농민들이 인삼밭에 차광막을 설치 중입니다.
농번기가 되자 일단 급한 대로 돈을 빌려 자체 피해 복구를 하고 농사를 시작하려는 겁니다.
3천 3백㎡, 중소형 규모의 인삼밭 하나를 새로 만드는 데 드는 비용만 약 3천만 원가량.
수해로 막대한 손실을 본 데다 복구하느라 얻어 쓴 빚에, 이자까지 크게 늘어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하소연합니다.
[김상우/금산군 제원면 : "자금이 지금 부족해서 죽을 지경이에요. 앞으로도 지금 이거 관리하고 소독하고 하려면 또 수천만 원이 들어가야 되는데..."]
아예 인삼밭을 논으로 바꿔 벼농사를 준비하는 농민들도 있습니다.
인삼 농사에 비하면 수익이 크게 줄지만, 수해로 땅의 양분이 빠져나가 인삼 농사짓기가 어렵다 보니 불가피하게 선택한 겁니다.
[정병주/금산군 제원면 : "뜻하지 않은 벼농사를 다시 짓게 됐는데 벼농사를 짓는 것도 그냥 짓는 것도 아니고 전부 다 인력으로 해야 되고..."]
이런 상황에서 아직 댐 방류 피해 원인 규명은 물론, 보상 논의조차 진전이 없습니다.
수해에 복구비까지 떠안으며 빚더미에 앉게 된 농민들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환경분쟁조정법을 근거로 실낱같은 보상 기회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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