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로 '청각 이상' 증가세..2차 피해에도 관심 가져야 [제언]
[경향신문]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의 생활화와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등 생활방역이 강화되면서 난청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서서히 진행되어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으나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에 따라 상대방의 말소리가 마스크 때문에 작게 들리고 입 모양이 안 보여 의사소통에 불편을 겪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난청이 자각되는 경우뿐 아니라 코로나19가 직접적으로 난청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국제청각저널에 발표된 영국 맨체스터대학 청각학과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보면,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한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13%가 청력이 악화되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이명이 심화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학 연구팀은 48개국 약 3100명의 이명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이명 증상이 더 심해졌는지를 조사했는데, 조사 대상자 중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있는 환자의 40%가 이명 증상이 심해졌다고 답했다. 매우 드문 경우지만 이란, 이집트, 독일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에게 돌발성 난청이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다.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난청이나 이명이 발생할 가능성 이외에도 코로나19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클로로퀸’과 같은 약제의 부작용으로 난청과 이명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이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감염증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난청이나 이명이 심화되거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노년층의 말소리 인지기능 감소에 큰 관심이 필요하다. 여러 연구에서 난청이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의 인지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년층에서 난청을 가진 사람이 인지장애를 겪는 경우가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보다 두 배 이상 많다고 한다. 치매로 발전하는 인지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난청의 심화를 막는 것이 꼭 필요하다.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은 대화 시 말소리로 얻는 정보를 뇌로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다. 난청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말소리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이때 뇌 활동량은 과도하게 증가한다. 뇌 활동의 과부하는 뇌의 기능을 빠르게 고갈시키며 피로감과 인지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면 서로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는 난청인의 사회활동에 지장을 준다. 코로나19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코로나19의 예방이나 치료에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적인 문제 해결에도 사회적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서재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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