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귀에서 갑자기 "삐~"..속삭이듯 들리는 일상적 대화..'앗' 내가, 돌발성 난청?

박효순 기자 2021. 4. 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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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이상 땐 반드시 병원 찾아야..치료 늦으면 청각 상실"
"경구 스테로이드 효과적..당뇨·고혈압·간질환 등 환자는 주의"

[경향신문]

돌발성 난청은 건강한 귀에 갑자기 청력 저하가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양쪽 귀에 모두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대개 한쪽 귀에서 발생한다. 국내 발병률은 매년 인구 10만명당 1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돌발성 난청은 분명한 원인 없이 수시간, 또는 수일 이내에 갑자기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난청과 함께 이명이 동반되는 것이다. 일상적인 대화가 속삭이는 것처럼 들리거나 귀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들고, 양쪽 귀의 소리가 다르게 들린다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난청 증세와 함께 어지러움,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혈관 장애, 자가면역 질환, 청신경 종양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대한이과학회(회장 구자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지난 3~4일 열린 학술대회에서 “한쪽 귀의 청력이 갑자기 떨어졌을 때 돌발성 난청 이외의 원인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갑자기 한쪽 귀의 청력이 저하되고 이명이 발생했다면 정확한 고막 상태 및 청력 검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고막 안에 염증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 인지하지 못한 만성 중이염 등에서도 갑작스러운 난청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고막 내의 압력 조절에 일시적 장애가 왔을 때도 귀에 먹먹한 느낌이 생기면서 난청과 혼돈을 일으킨다.

한쪽 청력이 갑자기 저하되는 현상은 돌발성 난청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난청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이현진 교수는 “검사를 통해 갑작스러운 난청의 원인을 감별하고 그에 따른 정확한 치료를 가급적 빨리 진행해야 한다”면서 “드물지만 뇌에서 나온 청각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내이도에 발생하는 뇌종양에 의해서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초기 감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사에서는 기본적인 청력 검사를 통해 현재 난청의 정도를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MRI 등 영상 검사를 추가적으로 받게 된다. 내과적 원인이 의심될 때에는 각종 혈액 검사나 염증성 질환 검사 등을 병행한다.

치료에서는 스테로이드가 원인 불명의 돌발성 난청에 효과적으로 쓰인다.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제를 경구 약물로 투여하고, 1차 치료 후 호전이 적거나 없을 때 스테로이드 주사제를 고막 안쪽에 투여한다.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되는 원인이나 증상에 따라 혈액순환 개선제, 혈관 확장제, 이뇨제 등을 투여하기도 한다. 고압산소치료도 돌발성 난청에서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었다. 고압산소치료는 모든 병원에서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병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박시내 교수(이과학회 공보이사)는 “당뇨, 고혈압, 간질환, 신장질환 등 내과적 병력이 있는 환자들에게 경구용 전신 스테로이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면서 “치료 전 환자의 전신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혈액 검사를 통해 스테로이드 치료의 부작용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돌발성 난청은 조기 발견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한 응급 귀 질환”이라며 “치료 시기를 놓치고 오랜 기간 방치하면 치료를 해도 영구히 청각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과학회 구자원 회장은 “청각기관은 매우 예민하므로 큰 소음과 같은 귀에 좋지 않은 자극을 받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에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안정을 찾고, 이상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귀에 무리를 주지 않는 수준의 음량을 유지하고, 장시간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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