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 회보' 제작 5·18 박용준 열사 글씨, 글꼴로 재탄생
[KBS 광주]
[앵커]
80년 5월 광주 시민들은 외부와 고립된 채 신군부에 맞서 항쟁을 이어갔는데요.
당시 광주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투사회보'에 쓰인 박용준 열사의 글씨체를 디지털 글꼴로 제작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오월 정신을 다음 세대에게 알리고, 함께 기억하기 위해선데요.
김애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군부에 의해 모든 언론이 철저히 통제됐던 80년 5월 광주.
시민들은 침묵하거나 왜곡하는 기존 언론을 대신해 '투사 회보'라는 민중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도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시민궐기대회를 안내하고, 중고등학생들에게 무기를 소지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계엄군이 탱크를 몰고 돌고개까지 진격했다며 항쟁 참여를 독려하며 단합을 강조합니다.
박용준 열사는 이렇게 한 자 한 자 또박 또빡 손 글씨를 써가며 광주의 참상을 알렸습니다.
프린터도, 복사기도 없던 시절.
당시 들불야학 교사였던 박 열사는 윤상원 열사가 초안을 쓰면 등사지에 옮겨 적었습니다.
고아였던 박 열사는 보육원을 나와 인쇄소에서 일을 배워 누구보다 글씨를 잘 썼습니다.
[전영호/5·18 당시 투사 회보 제작 : "저희보다 필경을, 훨씬 더 글자가 이렇게 말하자면 네모 반듯해서 잘 쓰니까 주로 필경을 그래서 우리 박용준 열사가 맡게 된 것이죠."]
박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광주 YWCA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지기 전까지 투사회보를 9차례나 발행했습니다.
박용준 열사는 이곳 들불야학에서 하루에 많게는 5천 장의 투사 회보를 만들었는데요.
투사 회보에 남아있는 박 열사의 글씨체가 디지털 글씨체로 재탄생합니다.
시민단체들이 5·18 41주년을 맞아 박 열사의 글씨체를 되살리기 위해 시민 모금을 시작합니다.
5·18을 겪지 않은 세대와 함께 오월 정신을 공유하기 위해섭니다.
[백희정/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상임이사 : "다음 세대도 5·18 정신을 기억하고 이어가는 방식으로 투사회보체를 글꼴을 제작해서 한 번 더 이어가 보자. 기억이라고 하는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보자는 그런 취지였었고요."]
박용준체는 투사 회보 첫 발간일인 5월 21일에 맞춰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영상편집:이성훈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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