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공포 여전.."정신적 피해 인정해야"
[KBS 대구]
[앵커]
포항 지진 피해 구제 입증의 어려움과 기준의 문제점을 전해드렸는데요.
물질적 피해 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도 심각하지만 구제는 제한적입니다.
트라우마 센터 이용 주민도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오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최호연 씨는 2년 넘게 포항 지진 트라우마 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호흡 훈련으로 몸의 긴장을 풀고 안정감도 찾습니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탈 때면 답답함이 불쑥 찾아오고, 밤에도 쉽게 잠들지 못합니다.
[최호연/포항시 흥해읍 :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해야 하는데 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기약 없는 미래 때문에 저 자신이 불안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더 답답한 거죠."]
포항 지진 트라우마센터 조사 결과, 시민 37.5%가 최 씨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속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불안이 가장 많았고, 예민과 불면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앞으로 지진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예기 불안을 겪는 시민도 23.4%에 달했습니다.
[이영렬/포항 지진 트라우마센터장 : "3년이 지난 시점인데 37.5%(가 증상을 갖고 있다.) 이 부분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상당히 만성화된 것이고 저희 센터를 이용을 포함해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
그러나 정신과 진료 외에는 구제를 받지 못해 트라우마 센터 이용 주민도 인명 피해자로 인정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임종백/포항 지진 피해대책위원장 : "흥해 주민 대다수가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말 힘듭니다. 이 부분 반드시 특별법 개정하여 정신적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가 해줘야 합니다."]
물질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까지 보듬는 세심한 정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오아영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그래픽:김현정
오아영 기자 (a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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