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 위 불청객, '까치와의 전쟁'
[KBS 청주]
[앵커]
요즘, 곳곳에서 까치집 제거가 한창입니다.
산란기를 맞은 까치가 전봇대마다 둥지를 틀어 정전이나 화재 우려가 커선데요.
집을 짓는 까치와, 허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쫓고 쫓기는 현장을 이규명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길게 늘어선 전신주 사이로 까치들이 둥지를 만드느라 분주합니다.
하지만 근처에선 사다리차까지 동원해 전신주 위에 있는 둥지를 제거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권용민/한국전력 충북본부 : "하루에 한 팀이 보통 25곳에서 30곳 정도 까치집 제거 작업을 하는데요."]
봄철, 산란기를 맞아 까치가 적당한 높이, 평평한 구조의 전신주를 둥지 틀 장소로 택해섭니다.
[박시룡/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 "도심에 나무들이 없어지면서 나무를 대체할 수 있는 전신주가 (둥지 틀 장소로) 적합해졌죠."]
문제는 까치가 둥지를 짓는 데 쓰는 나뭇가지와 쇠붙이가 전선에 닿아 화재나 정전이 발생하는 겁니다.
안전상의 이유로 지난해, 한전이 제거한 까치집은 충북에서만 2만 8백여 개에 달합니다.
[김재현/한국전력 충북본부 배전운영부 : "충북 같은 경우는 (까치집 제거에) 1년에 한 20억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까치로 인한 피해액은 해마다 적게는 10억 원, 많게는 17억 원에 달합니다.
야생동물 가운데 세 번째로 큰 피해를 주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박시룡/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 "환경적으로 변화가 있기 때문에 까치가 한두 마리도 아니고 다 잡을 수가 없어요. 결국, 공존할 수밖에 없는데…."]
공생을 위한 뾰족한 해법이 없는 가운데 여기저기 둥지를 트는 까치와 이를 허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사투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규명입니다.
촬영:VJ 전유진/영상편집:오진석
이규명 기자 (investigat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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