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차에 매달려 8시간 근무"..작업환경 어떻길래
[앵커]
그렇다면 환경미화원의 작업 환경이 대체 어느 정도이기에 폐질환 위험이 이렇게 높은 걸까요?
김지숙 기자가 환경미화원들의 작업 현장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늦은 밤, 서울 도심 도로를 달리는 청소차.
환경미화원들이 차 뒷편 발판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천천히 가, 천천히"]
길가에 놓인 쓰레기봉투를 빠르게 싣고, 다시 위태로운 매달리기를 반복합니다.
[김○○/환경미화원 : "위험하죠. 뒤에 차가 오는 것도 잘 봐야 되고... 옆, 후방 이런 데 오토바이 다니고..."]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제시간에 작업을 끝내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김○○/환경미화원 :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게 차(조수석)에 타고 내리는 것도 위험해요. 그리고 차가 많이 다니는데 빨리 싣고 신속하게 빠져야 되거든요."]
하루 8시간 동안 수거하는 쓰레기만 거의 12톤.
작업하는 내내 청소차가 토해내는 매연은 미화원들이 고스란히 마실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디젤엔진 배출물질은 폐암을 유발하는 1등급 발암물질입니다.
[최○○/환경미화원 : "마스크 주변에서 약간 먼지가 많이 쌓이는 걸 느끼죠. 오래 장시간 뒤에 매달리고 가다 보니까 몸에 안 좋다는 건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청소차의 매연 배출량, 얼마나 될까요?
측정 결과, 대기 배출 합격 기준치를 밑도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환경미화원처럼 배출구 근처에서 직접 이 매연을 마실 때도 과연 안전할까요?
한 연구결과를 보면, 디젤엔진에선 원소탄소와 이산화질소, 호흡성 분진 등 유해물질들이 높은 수치로 검출됐습니다.
수거량이 많을수록, 이동 거리가 늘어날수록 이 수치도 더 높아졌습니다.
[최성원/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 전임연구원 : "(과거보다) 노출 수준이 낮아지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그게 폐암 발암 물질이 아닌 건 아니잖아요. 위험한 노출 수준 이긴 노출 수준인 거죠."]
환경미화원들은 오늘도 폐 질환의 위험을 안고 매연을 내뿜는 청소차에 매달려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임태호/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이근희
김지숙 기자 (jskim8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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