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추돌사고로 중태빠진 20대 여성을 향한 제주도민들의 '뜨거운 온정'

[경향신문]
제주대 사거리 4중 추돌사고로 중태에 빠진 20대 여성이 제주도민의 도움을 받아 긴급 수혈에 필요한 혈액을 확보했다. 이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심폐소생술로 맥박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위독한 상태다.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에 따르면 추돌사고로 중태에 빠진 김모씨(21)를 돕기 위해 107명이 지정 헌혈을 해 혈액 4만2800㎖가 모였다고 9일 밝혔다.

앞서 김씨 아버지는 지난 8일 오후 SNS에 “사고 당시 딸이 피를 많이 흘리고, 긴급히 수술을 진행하면서 피가 많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AB형(RH+) 지정 헌혈을 부탁했다. 김씨는 지난 6일 사고당시 버스 앞 좌석에 탑승하고 있다가 변을 당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도민들은 줄이어 제주혈액원과 헌혈의 집을 찾았다. 오후 한때는 베드가 부족해 대기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밀려드는 방문객으로 혈액원과 헌혈의 집 운영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연장됐다.

제주혈액원 관계자는 “평일 평균 70∼80건의 헌혈이 이뤄지지만, 어제는 그보다 두 배 많은 152명이 헌혈해 주셨다”며 “김씨 아버지의 헌혈을 부탁하는 글이 오후에 올라왔음에도 많은 분이 헌혈에 동참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AB형 혈액형은 우리나라 인구의 10% 수준으로 매우 적은데, 반나절 만에 평소보다 10배 이상 많은 AB형 혈액이 모였다”고 전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SNS에 게시물을 올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도움을 받아버렸다”며 “이 은혜를 앞으로 어떻게 갚아야 할지 걱정이 앞설 정도”라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