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존 베이너 전하원의장 회고록 에피소드

김재영 2021. 4. 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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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AP/뉴시스】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이 2015년 9월 이란 핵합의 불승인 결의안이 상원에서 부결된데 대해 워싱턴 의회 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5.09.11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미국 하원의장을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지냈던 존 베이너(오하이오주) 전 공화당의원이 '하원, 워싱턴 회고록'를 냈으며 9일 뉴욕 타임스가 발간 전에 책 속의 여러 에피소드를 전했다.

베이너(72)의 하원의장 시절은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의 집권 3년차부터 7년차까지 걸쳐있으며 '티 파티'라는 초강경 극우의 소수 세력이 공화당 하원을 좌지우지하던 때였다.

공화당 하원은 '아프리카계' 오바마가 하는 일마다 방해해 '훼방주의' 용어가 정치 기사에 난무하게 만들었다. 티 파티 세력은 2016년 대선을 통해 기존 정치 궤도에서 한참 벗어난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을 예고시킨 우파 맹풍이었지만 하원 다수당 넘버원인 베이너 의장은 온건하다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가 되는 새 회고록에서 베이너는 하원 진출 8년 째인 1998년 소속 공화당 하원 다수당이 밀어부친 빌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에 "동참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당시 공화당 하원이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소재로 클린턴 대통령을 위증 진술 교사 등 사법방해 혐의로 탄핵소추한 것은 순전히 톰 들레이 원내대표(텍사스)의 강권에 가까운 독려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들레이는 중간선거 압승 계산 속에 의원들을 몰아갔지만 정작 공화당 하원은 4석을 잃었고 다음해 상원 심판에서 소추 두 건 모두 부결되었다.

베이너 전의장은 자신의 의장직 조기사임 및 정계 은퇴에 상당한 원인을 제공했던 같은 공화당 내 극우파 정치인을 실명으로 거론해서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있다고 타임스는 말했다. 그러나 여기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및 트럼프 전대통령은 그런 예우를 받지 못했다.

베이너는 특히 트럼프가 폭도들의 1월6일 연방의사당 난입공격 폭동을 선동했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빼앗겼고 곧 이어 폭도의 폭력행동이 터져나왔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뿐아니라 같은 당의 하원의장인 자신을 상당히 괴롭힌 티 파티 의원 가운데 베이너가 회고록에서 폭로성 에피소드의 직격탄을 때린 정치인으로 마크 메도스를 들 수 있다. 2010년 오바마 1기 중간선거서 대승해 오바마 정부를 끝없는 곤경에 빠트렸던 티 파티 세력 중 마크 메도스(노스캐롤라이나)는 프리덤 코커스 리더로 힘이 막강했다.

트럼프 밑에서 CIA 국장과 국무장관으로 기용된 마이크 폼페이오(캔자스) 하원의원도 티 파티 일원이었지만 메도스 아래였다.

【워싱턴=AP/뉴시스】존 베이너 전 미국 하원의장이 2015년 9월29일 하원에서 폴 라이언 신임 의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떠나며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15.10.30

베이너는 회고록에서 메도스가 자신에 대한 공화당 하원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실패한 직후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고 폭로했다.

"(쿠데타 실패) 소속의원 투표 얼마 후 메도스가 일대일 대면으로 보기를 원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회고한 베이너는 "내 의원실에 들어왔던 메도스는 내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어느새 소파에서 일어나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바로 내 카펫 위에. 그런 일은 처음이었다. 손까지 몸앞에 두고 있어 기도라도 하는 양이었다. '의장님, 제발 저를 용서해주세요'라고 그가 말했다, 어쨋든 그런 의미의 말을 했다"고 묘사하고 있다.

그 순간에 베이너는 메도스의 "프리덤 코커스에 속한 엘리트연하고 타협이라곤 없는 전사 무리들이 자신들의 스타 조직자가 곧 눈물이라고 쏟을 것 같은 모습을 (보면) 어떻게 반응할까하는 다소 걱정스런 의문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내가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다"고 냉소적으로 쓰고 있다.

이 장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뒤에 트럼프의 마지막 백악관 비서실장이 되는 메도스를 굽어 내려다보면서 소문난 포도주 애주가 겸 애연가인 베이너는 "너무 천천히다 싶게 카멜 담배개피를 하나 꺼내는 동작을 취했다"고 썼다.

베이너는 아무 말도 않고, 팽팽한 긴장이 조금 더 지속되도록 담배 끄트머리를 톡톡톡 두들기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양) "무엇을 (용서하란 말)?"이라고 대꾸했다는 것이다.

베이너 후임 의장은 2012년 대선 때 밋 롬니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였던 폴 라이언(위스콘신)이었으며 하원 공화당 은 2018년 트럼프 중간선거 때 크게 져 낸시 펠로시에게 의장직을 내줬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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