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르륵 퐁당·퐁당..임성재 '악몽의 15번홀'
내리막샷 연못으로 빠진 뒤
벌타 받고 친 샷도 물속으로
7온 2퍼트..한번에 4타 잃어
5오버파로 공동 72위 밀려
김시우도 물에 빠뜨려 보기
저스틴 로즈 7언더 단독 선두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 1라운드. 지난해 11월 열린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임성재는 당당하게 우승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4번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적어내며 이븐파로 무난하게 상위권을 유지했다. 가장 까다롭다고 꼽히는 '아멘 코너(11~13번홀)'에서도 모두 파를 잡을 정도로 샷 감각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홀 난도 15위(평균 4.9205타)에 오를 정도로 쉽게 플레이된 15번홀(파5·530야드)에서 무너졌다. 티샷은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떨어졌고, 투온을 노린 두 번째 샷도 그린 뒤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버디를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유리판 그린'의 심술이 시작됐다.
살짝 친 어프로치샷은 내리막 그린에서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가속이 붙으며 그대로 물속으로 사라졌다. 이때 선택은 두 가지. 원래 있던 자리에서 치거나 다시 페어웨이 쪽에서 쳐야 한다. 오르막 경사를 노리기로 한 임성재는 다시 페어웨이로 가 5번째 샷을 했다. 그런데 짧았고 내리막 경사를 타고 굴러 내려와 또다시 물속으로 사라졌다. 임성재도 황당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7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린 임성재는 퍼트 2번으로 홀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홀에서만 9타, 4오버파, 쿼드러플 보기다. 결국 이어진 16번홀에서도 보기를 범한 임성재는 이날 5오버파 77타로 제이슨 데이(호주) 등과 함께 공동 72위로 밀려 컷 통과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15번홀의 심술에 당한 건 임성재뿐만이 아니다. 한때 공동 선두로 나섰던 김시우도 똑같은 상황에서 물에 볼을 빠뜨렸다. 다행히 벌타를 받은 뒤 홀에 공을 잘 붙여 1퍼트로 마무리하며 보기로 탈출에 성공했다. 1언더파 71타 공동 8위로 첫날 경기를 마친 김시우는 "지난해 11월 대회 때는 그린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좀 느렸는데, 지금은 딱딱하고 빨라 훨씬 어렵다"고 설명한 뒤 "그린이 빠르면 나에게는 유리하다. 난 빠른 그린을 좋아한다. 전반에 좋은 경기를 한 덕에 오늘 성적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김시우는 '빠른 그린을 좋아한다'는 말처럼 이날 가장 어려운 '아멘 코너' 12·1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기도 했다.
쉽지만 자칫 방심하면 대참사가 나올 수 있는 15번홀은 3년 전 '디펜딩 챔피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에게 절망을 선사해 더욱 유명하다. 당시 가르시아는 대회 첫날 이 홀에서만 무려 물에 4차례 공을 빠뜨리며 기준 타수보다 8타나 많은 옥튜플 보기를 적어냈다.
긴장되는 유리판 그린에서는 역시 '베테랑 파워'가 돋보였다. 전 세계 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7개, 보기 2개를 적어내며 7언더파 65타로 공동 2위 그룹 브라이언 하먼(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에 무려 4타 앞선 단독 선두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 우승만 남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괴물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나란히 4오버파 공동 60위로 컷 탈락 위기에 놓였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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