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도 '코로나 장학금'..십시일반 모인 온정
[EBS 저녁뉴스]
코로나 여파로 가정의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죠.
이런 가운데 서울의 한 고등학교가 동문들의 온정을 모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일이 알려지며 화제인데요.
서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찬희 군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학교가 지급한 입학장려금 10만 원입니다.
매달 나가는 학원비 탓에 구입을 미뤘던 책도 사고, 진로 활동도 맘 편히 해볼 생각입니다.
인터뷰: 유찬희 1학년 / 서울 경동고
"학용품뿐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진로 체험, 아니면 자기가 원래 사고 싶은 것들 살 수 있게 되니까 좀 더 자유가 생기지 않았나…"
서울 경동고등학교는 올해 신입생 전원에게 입학 장려금 1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가정의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의 소속감도 높이기 위해섭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처음으로 중1과 고1 학생들에게 준 입학준비금 30만 원을 더하면, 이 학교 신입생들은 모두 40만 원을 받게 됐습니다.
인터뷰: 신범영 교장 / 서울 경동고
"동창회에서 발전 기금을 통해서 장학금이라든가 교육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많이 위축돼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을 좀 더 격려하고 학생들이 힘을 갖고 수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 학교는 지난해에도 코로나를 이겨내고 학습을 이어가자며 전교생에게 장학금 2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필요한 예산은 동문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서요나 학생회장 / 서울 경동고
"용돈 같은 것은 달라고 말씀드리기 부담스러운 면도 있긴 해서 부모님들이 학생들에게 들어가는 돈을, 부담이 좀 덜 되게 하는 계기가 됐고요."
지난해 우리나라 가정의 생활비 가운데 식료품과 주거비 등 4대 필수 지출 항목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보다 10% 가까이 증가한 40.9%로 IMF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지갑을 열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의 살림이 위축된 상황.
하지만,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손길은 학교 현장에 희망의 불씨를 더하고 있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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