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초선들, 靑에 직격탄 "인사원칙 세워놓고 하나도 안지켜"

채종원,최예빈 2021. 4. 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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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의원 81명 공동입장문
당청·친문 겨냥 작심 비판
"민주당은 기득권 정당
나만이 정의란 오만에 빠져
檢개혁 당위성·동력 잃어
정책기조도 싹 바꿔야"
차기 지도부 출마 잇따를 듯
민주당 소속 초선 의원들이 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쇄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4·7 재보궐선거 참패에도 청와대·더불어민주당 주류 중심으로 '질서 있는 수습'을 강조하는 모습이 보이자 초선 의원들이 9일 전면 쇄신을 내세우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초선들은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을 보며 국회에 입성한 뒤 친문재인계가 주도하는 '당청 원팀' 기조에 저항 없이 순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재보선 참패 후 변화를 보인 것이다. 다만 초선 81명의 출신 배경이 다양하다 보니 공동입장을 내는 데 수위 조절을 하면서 선명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고영인 의원이 간사 역할을 맡아 민주당 초선 81명 중 50여 명이 참석한 아침 모임에선 당 혁신 방안에 대한 토론을 벌였고, 오후에는 '초선 의원 일동' 명의로 공동입장문을 냈다. 아침 모임에는 현 청와대 비서관급 출신 중 김영배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입장문에선 "민주당은 기득권 정당이 됐고, 우리의 과거를 내세워 모든 비판을 차단하고 나만이 정의라고 고집하는 오만함이 당의 모습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반성했다. 또 "당헌·당규에 의하면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 공천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며 "이 당헌·당규를 시행도 해보지 않고 국민적 공감 없이 개정을 추진해 후보를 낸 뒤 귀를 막았다"고 지적했다.

초선들의 진심은 조율된 입장문이 아닌 회의장에서 적나라하게 터져나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대통령, 청와대, 친문이란 직접적 표현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들을 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발언들이 여러 차례 나왔다고 한다. 이용우 의원은 "재보선 패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전당대회나 원내대표 선거에 나오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를 언급했다. 홍영표·윤호중 의원의 불출마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양향자 의원은 "초선들도 전대와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청와대가 임기 초 장관 인사에 대해 5대·7대 원칙을 얘기에 놓고 하나도 안 지켰지만 당이 쓴소리를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은 "정책 플랫폼과 정책 기조를 이번 기회에 모두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2030세대인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은 '조국 사태'를 반성하는 내용으로 별도 성명을 냈다. 이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 생각했고,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그 과정에서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초선들이 큰 틀에선 쇄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밝힌 만큼 당장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와 다음달 2일 당대표 선거에서 이들 표심이 당락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한 비문 의원은 "친문 후보들이 당선되면 대외적으로 반성과 혁신 이미지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초선이 직접 차기 지도부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고영인 의원은 "당 지도부에 초선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채종원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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