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일본서 '디지털 한류' 바람몰이
해외 영업점용 뱅킹시스템
미국·중국 등 17개국서 사용
예금·대출 통합 관리하고
10년간 현지은행서 가동경험
디지털 전환나선 日지방은행
"새 시스템 개발보다 효율적"
설명회·컨설팅 요청 쏟아져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최근 일본 금융사들 요청으로 디지털 뱅킹 시스템 '아이테르(AiTHER)'에 대한 설명회를 수차례 개최했으며 지방은행들에 대해서도 금융 컨설팅을 진행했다. 아이테르는 원래 신한은행이 해외 거점 영업점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한 뱅킹 시스템으로 현지 금융시장과 규제 환경에 따라 커스터마이즈해 일본 중국 베트남 미국 영국 등 17개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도쿄 키라보시파이낸셜그룹에 디지털 전환 관련 컨설팅 용역을 제공하기도 했다. 키라보시파이낸셜그룹은 내년 1월 설립 예정인 모바일 전문은행에 신한은행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모델과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영업을 위주로 하는 신한은행이 일본 모바일 전문은행에 디지털 노하우를 수출해주는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신한의 디지털 전략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뱅킹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일본 금융시장에서 '한류 디지털·시스템 수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본 제휴를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파트너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오상엽 일본신한은행(SBJ) 디지털 사업팀장은 "지난 10년간 일본에서 은행으로서 토대를 다져왔지만, 다음 스텝은 뱅킹 시스템 자체를 판매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저비용·고서비스 한류 디지털 시스템'이라며 '아이테르' 경쟁력에 대해 크게 보도했다. 키라보시파이낸셜그룹 관계자는 "새로 은행을 만들 경우 통상 시스템 투자에만 100억엔 정도 드는데, 아이테르 도입은 그것보다 압도적으로 싸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 직후 '규제 개혁과 디지털화'를 강조하면서 "100개가 넘는 일본 지방은행 재편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지방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와 고령화, 코로나19 충격 등으로 경영 기반이 약화된 상태다. 여기에 높은 정보기술(IT) 시스템 비용까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비용을 아끼기 위해 계정계 시스템(예금, 대출 등 금융 거래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공동으로 써왔다. NTT, 히타치, 유니시스 등 대형 IT 밴더들이 시스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시스템을 공동으로 이용하다 보니 업그레이드가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10개 은행이 하나의 계정계 시스템을 쓰는데 한 은행이 일부 기능을 개선하고 싶다고 해도 이를 위해 나머지 9개 은행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채로 20~30년이 지나다 보니 시스템 운영·관리 비용 자체가 크게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가 총리가 지방은행 재편 이슈를 들고나오면서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 수요는 매우 높지만 일본 금융사 내부에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신한은행은 한국에서 교육받은 IT 인력을 현지에 채용해 뱅킹 시스템 구축 작업에 참여시키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금융 컨설팅과 디지털 뱅킹 구축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더 많은 국내 IT 인력을 일본으로 진출시킬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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