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많았던 스크린 데뷔..'두근거림'이 저를 이끌었죠

서정원 2021. 4. 9. 17: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출연한 EXID 하니..15일 개봉
"여태껏 계속 걸그룹 EXID의 '하니'로 연예인 생활을 해왔던 터라 이것저것 고려해야 할 게 많은 저에겐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하니(29·본명 안희연)는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출연에 대해 "용기를 낸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정상급 걸그룹 멤버로 예쁘고 화려한 모습을 보여왔던 아이돌이 스크린 데뷔작으로 소화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작품과 배역인 탓이다. 소재부터 파격적이다. 영화는 18세 나이에 임신부가 돼버린 청소년 '세진'(이유미)이 낙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갖은 고난을 겪는 과정을 그린다. 하니는 거리에서 세진과 만나 그를 돕는 동갑내기 가출 청소년 '주영' 역을 맡았다. 연기해야 하는 장면들도 제법 어렵다. 아이돌 이미지를 싹 벗어던지고 욕설을 거침없이 날려야 하는가 하면, 고난도 눈빛 연기가 필요한 때도 있다.

도대체 왜 첫 영화로 이런 작품을 택했을까. 2년 전 여름 처음 출연 제의가 왔을 땐 하니도 완곡히 거절했다.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던 데다 내용도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 이환 감독은 좌절하지 않고 계속 시도했다. 마침내 그와 얘기를 나누고 전작 '박화영'을 봤을 때 하니는 "두근거림을 느꼈다"고 했다. "마음 한쪽이 너무 불편하면서도 감동이 있더라고요. 배우들 연기도 너무 멋졌고요.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감독이라면 함께해보고 싶었습니다."

연기는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제법 눈길을 끄는 모습들이 있다. 담배를 피우고 나서 초점 잃은 눈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장면도 좋고, 주영과 헤어질 때 슬프게 웃는 대목은 단연 발군이다. 하니도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이를 꼽았다. "의도하지 않았어요. 본능적으로 웃어지게 되더라고요. 돌이켜 보니 제가 웃고 있어야 세진이 마음 편히 이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나 봐요."

하니는 연기를 통해 자신과 타인을, 그리고 세상을 배워 나가는 게 좋다고 했다. 이번에 주영을 연기하면서 깨달은 건 '용서'의 의미다. "우리는 '전쟁'이라는 단어는 알지만 진짜 전쟁이 뭔지는 모르잖아요? 안 겪어 봤으니까. 용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이제는 알았어요. 상대방이 벼랑 끝에 서 있고 툭 치기만 해도 떨어져 죽을 거라는 걸 아는데 툭 치지 않아 주는 것, 그게 용서가 아닐까 싶어요."

[서정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