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믿었던 '경험'의 배신..능숙함의 함정을 경계하라
■ 매경·예스24 선정 '4월의 책'
1990년대 후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구글의 근간이 된 검색 방식을 개발했을 때 당시 인터넷 거물들은 그들을 만나주려고도 하지 않았다. 160만달러(약 17억7000만원)에 팔려고 하자 너무 비싸다며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구글은 기업가치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며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기업이 됐다. 당시 인터넷 전문가들의 경험은 구글의 폭발적인 가능성을 간파하는 데 길잡이가 되어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경험의 오류로부터 안전하게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경험의 속성과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그 틀 밖에서 자유로운 사유가 가능하다. 우리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들은 제3자에 의해 조작되거나 유도됐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일찍이 에리히 프롬은 1976년 저서 '소유나 존재냐'에서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취향까지 정부와 산업계, 그리고 이들이 통제하는 대중매체에 좌지우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기업과 정치인들은 우리의 경험을 뒤에서 은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설계자다. 그들은 우리의 특징과 선택, 취향에 대해 빅데이터를 갖고 있으며 특정 방향으로 유도한다.
또 저자는 경험이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에 쉽게 빠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저마다 이야기 본능을 가진 탁월한 스토리텔러다.
순차적으로 일어난 것을 인과관계로 인식하고 복잡한 상황을 지나칠 정도로 단순화한다. 하지만 지나친 단순화는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높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충고한다. 어떤 이야기가 지나치게 매력적이면, 굉장히 강력하고 설득력 있고 흡입력이 있으면 영감이 아니라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변하기 쉬운 감정 역시 우리의 경험에서 무시해야 할 요소다.
현재 느끼는 감정이 목표 달성에 해가 된다는 판단이 든다면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거나 결정을 재고하는 편이 낫다. 결국 경험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신의 경험을 객관화하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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